출판사 제공 책 소개

서양고대철학 전체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의 조망을 통해 '고전고대'를 읽는다! 인문학과 서양 고전에 대한 국내 독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서양 고전고대의 사상과 문학의 원전들이 희랍어나 라틴어에서 바로 우리말로 번역되고 있고, 또한 전공학자가 늘어남에 따라 연구 성과도 예전에 비하면 상당한 수준에 오른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서양고대철학 전반에 대한 조망 없이 개별 철학자의 개별 작품을 바로 독해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버거운 것 역시 현실이다. 철학적 논의도 진공 속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논의의 배경이 되는 사상적 맥락을 모르면 이해하기도 어렵고 또 오늘의 시각으로 시대착오적인 해석을 하기도 쉽다. 특히나 시ㆍ공간적으로 현재와 상당한 거리감이 존재함은 결국 사유의 폭을 더욱 옥죄게 만든다. 이미 국내에 서양고대철학 전반을 다루는 책들이 번역되거나 국내 저자의 손에 의해 집필되기도 했지만, 이런 책들은 대개의 경우 단순히 서양고대철학에 대한 피상적인 소개에 그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개별 저자의 관점에서 서양고대철학 전체를 조망하고 있기 때문에 다소 편향성을 띠는 경우가 많았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대중서나 일반 교양서적으로 분류될 수 있는 책들과 전문 학술서적으로 분류될 수 있는 책들 사이의 간격을 메워줄 수 있는 우리말 자료는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사실상 서양고대철학 전반을 소개하는 대학 수업 등에서 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자료, 서양고대철학 전체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의 조망을 제시하는 우리말 자료는 거의 없었던 셈이다. 이번 책은 위와 같은 현실을 직시하면서 국내 서양고대철학 각 분야 전공자 15명이 집필에 참여해 만든 소중한 결과물이다. 현재 플라톤 전집 번역을 맡아 수행해오고 있는 정암학당 연구자를 비롯해 각 대학의 전공자가 참여하여 집필, 공동발표(논평과 토론) 등을 통해 전체 원고의 균형과 짜임새를 갖추는 데 힘을 쏟았다. 아울러 올해 안에 출간할 예정인 제2권은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중세철학 초기까지 다루게 되며, 역시 각 분야 전공자 15명이 참여했다. 총 30명의 집필자와 1,00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으로 서양고대철학 분야의 국내 순수 연구자에 의한 첫 결실로 손색이 없는 역작임에 틀림없다. 그리스 철학의 탄생으로부터 플라톤 철학까지 국내 전공자 15명 참여 1천 년에 달하는 서양고대철학사 전반을 책 한 권에 담아내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에 집필진은 서양고대철학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기준으로 삼아 그리스 철학의 탄생으로부터 플라톤까지를 제1권에,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중세철학 초기까지는 제2권에 담아내기로 했다. 또 균형 잡힌 시각과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해 장별로 서로 다른 연구자가 저술하는 공동 저작의 형태를 취했다. 이번에 펴낸 제1권은 전체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흔히 '자연철학자들'이라고 불리는 그리스 최초의 철학자들과 그들의 탄생 배경을 다룬다. 제2부는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의 사상적 토양이 되었고, 플라톤 철학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이른바 '소피스트 운동'과 소크라테스를 다루고 있고, 제3부는 집중적으로 플라톤(6장)을 다루고 있다. 각별히 제2부에서 소피스트들을 다소 비중 있게 다룬 것은 20세기 후반 이후에 이들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대한 것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이다. 소피스트를 다루는 2개의 장은 각각 언어이론/인식론과 윤리학/정치철학을 중심으로 다루었다. 아울러 소크라테스는 주로 플라톤의 대화편들에서 묘사된 것을 통해서 소개되어 왔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등장인물이 아니라 역사적인 인물로서 소크라테스의 본래 모습을 추적해본다는 취지에서, 그가 실제로 활동했던 시기의 사상적 풍토와의 관련 속에서 그를 살펴보고 있다. 마지막 제3부는 방대한 분량의 저술을 남긴 플라톤 사상을 주제별로 6개로 나누어 각각 윤리학, 영혼론, 인식론, 형이상학, 정치철학, 예술철학으로 구성, 집필되었다. 전공자는 물론, 일반 교양층의 눈높이에도 맞춘 서술과 체계 서양 문화와 문명을 아는 척도는 결국 고전고대의 사상과 문학에서 찾아야 한다. 숱한 번역서와 국내 연구자에 의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특히나 인문교양을 표방한 것까지 포함하면 이 분야의 관련 서적들도 넘쳐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책은 국내 소장 연구자들에 의한 공동 작업을 토대로 전문서적과 교양교재의 두 측면을 모두 고려하면서 이루어낸 결실이라는 점에서 큰 차별성을 갖는다. 즉 이 책은 지금까지 서양고대철학 분야의 우리 학문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본보기가 되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