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을 파괴하는 역사서술로 사랑받아온 시오노 나나미의 영화 에세이. 최근 들어 '영화'에 대한 갑작스런 애정을 과시하며 책을 펴내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시오노 나나미의 이 책은 조금 다르다. '나의 인생은 영화관에서 시작되었다'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영화에 대한 애정이 보통 수준을 훌쩍 뛰어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익히 알려진 탁월한 글솜씨로, 여러 영화와 그에 대한 감상들을 풀어놓는다. 더스틴 호프만과 로버트 드 니로, 잭 니콜슨 같은 배우들이 너무 훌륭하게 연기를 한 탓에 인간세상을 혐오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를 보면서는 섹스가 있는 남녀의 우정이 성립 가능한가 하는 문제에 관심을 가진다. 시오노 나나미가 특히 빛을 발하는 대목은, 역시 '전쟁'에 관한 영화를 말할 때이다. 그녀는 '패턴 대전차군단'을 보며 지도자의 역할에 대한 견해를 밝힌다. 또 하이테크 전쟁이라 불리는 걸프전과 고대의 전쟁을 비교하면서, 전쟁의 근본적 속성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역사에서 영화로 대상만 바뀌었을 뿐, 시오노 나나미의 예리한 현실인식과 인간사에 대한 폭넓은 통찰력은 여전히 빛난다. 지난 시간 우리를 즐겁게 했던 영화의 황금시대를, 시오노 나나미와 함께 추억할 수 있게 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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