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가 버리지 못한 유일한 문장이다

이훤 · 시
1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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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전당 시인선 231권. 2014년 「문학과의식」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훤 시인의 첫 시집이다. 조지아공대 출신으로서 문화 월간지 에디터를 거쳐 사진작가이자 칼럼니스트, 시인으로서의 삶을 아우르고 있는 그의 문학과 예술, 사회에 대한 총체적이면서도 깊고 열정적이면서도 내밀한 사유를 엿볼 수 있는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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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어떤 독백은 질문을 닮아 있고 저자 15 질문 같은 정답, 정답 같은 오답 16 철저히 계획된 내일이 되면 어제를 비로소 이해하고 17 집 18 군집 19 건조한 우물 20 반복 재생 21 자꾸 허는 입술 22 알리바이 23 버릇 24 투우 25 질문 26 다 다른 고백 27 안에서 만지는 바깥 28 자, 다음 장 29 당도 30 빛에 취한 자들의 방백 32 제2부 生의 얼굴을 누군가는 태도라 불렀다 몽상 35 아이폰의 일과 36 횡단보도 38 추락 39 예고 40 이방인 42 어떤 음악은 소리 없이 연주되고 43 역자 44 온다 46 만찬 47 예배 48 한 시절의 나를 보내주어야 할 때 49 침대 50 특별한 날이라며 케 을 먹었습니다 52 파프리카 53 어느 계급주의 사회의 화창한 하루 54 얼지 않는 바다 56 회로로 만든 별 57 새벽을 떠다니는 것들 58 극이 끝나서야 사람들 몰려들기 시작하고 60 제3부 나는 네게 들통 나고 싶다 익숙한 등짝 63 발화 64 욕심 66 , 67 타국의 밤 68 향수 70 기인 71 구간 반복 72 그대도 오늘 74 미아 75 적정 소비량 76 훼손 78 편지 79 낭만 실조 80 유영 81 문장, 읽히는, 거꾸로 82 틈 84 출국 85 길게 들이키는 기억 86 제4부 나는 자주 왜곡되고 이따금 정정된다 어떤 날 89 마지막 밤 90 쉽게 구겨진다 해서 쉽게 펴지는 건 아니고 92 귀가 93 타의 94 동창 95 사실, 96 어떤 사유도 온전하게 증인 되지 못하는 98 두껍아 두껍아 99 빈 소원 100 왜냐고 물을 때마다 101 대면 102 폭우의 28번째 단면 103 조립의 시간 104 고리 106 숙명 108 결탁 110 2:00 PM 111 꼬릴 먹는 꼬리 112 어떤 마음은 새벽마다 나를 달구었다 114 속독 115 산란기 116 밤의 해부학 117 무계 118 해설 서정시의 부활과 변조 119 /한분순(시인·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서정시의 부활과 변조 -문장으로 축조해내는 달의 궁전 청춘의 서정은 ‘백석을 읽는 새벽’, 그런 영역에 놓여 있다. 젊음은 그 어느 시절보다도 총명하되 너무도 애틋하다. 삶을 마주해야 하는 아침은 지나치게 결사적이며 밤은 그나마 반란적이다. 새벽은 모두를 시인으로 만드는 것이 현재의 감성이다. 사회적 자아로 확대하면 싱그러워야 할 세대가 저주는 독백이며 혁명은 없다는, 그래서 비굴하게 버티겠다는 슬픈 견딤의 시대이기도 하다. 백석의 모던한 부활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이훤의 시집은 이러한 까닭에서 세차게 닿는다. 육체를 여럿 묻은 페이지가 녹물에 사장된다 우리는 같은 기억을 자꾸 다르게 말하기도 하고 (말을 감추지 못한 어떤 이는 현대식 포탄에 의식을 놓쳤다) 잠시 묵음 반듯하게 다시 적힌 수업이 시작된다 -「자, 다음 장」 전문 이훤이 안내할 첫 작품은 「자, 다음 장」이다. 문학에서 시인의 맡은 바가 변화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은 명랑한 육체가 복잡한 영혼을 계몽하는 현대이다. 사람들은 문학에게 가르침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소통하며 다독여주기를 기대한다. 예전의 시인들처럼 엘리트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러한 인식의 전환에서 이훤은 뚜렷한 성취에 도달했다. 이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우쭐하는 지성인이 아닌 함께 걷는 다정한 시인이다. 말하자면 이 시는 같이 삶의 길을 찾는 보헤미안 랩소디 같은 것이다. 수려하되 겸손하게 공감대를 확보하는 시인의 태도는 현대인이 소망하는 문학의 새로운 소명이다. 별들이 음계처럼 떠 있다 연주가 밤을 앗아간다 -「어떤 음악은 소리 없이 연주되고」 전문 음악은 신이 보낸 선물이라고 한다. 취향의 고급과 통속을 떠나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음악이 가장 압도적 장르이다. 노래방이 가장 많은 나라라는 말이 농담이 아닌 듯하다. 시는 내적 노래이다. 음표가 없지만 눈으로 읽으며 마음속에는 음률이 흐른다. 이러한 시의 속성상 음악에 대해 다루는 것은 감정이입의 극대화를 이룰 수 있다. 발상의 새로움이라는 측면에서도 이 작품은 의미가 있다. 보통 어둠이 밝음을 덮어버린다고 생각한다. 이 시에서는 그 반대로 빛이 밤을 이긴다. 삼 행짜리 짧은 시이지만 내포된 세계는 우주적이다. 별들은 저마다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 이 시는 아득한 별자리의 사연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거대한 이야기를 압축시키고 있는 듯한 서정의 저력이 배어 있다. A급 햇살이 내리쬡니다 허공에서 떨어지는 B급 바람을 주워 담으면서 C급 걸음으로 B급 시인은 퇴근합니다 열띠게 속아집니다 외모가 상냥함이 집과 차가 인품이 활자가 감성이 은유가 분류됐습니다 표정으로 분주히 등급이 매겨집니다 발 없는 말은 늘 사람을 타고 돌아왔습니다 학교에 일터에 수저에 취미에 벗에 시에 음악에 애인에 생(生) 곳곳에 딱지가 덕지덕지 붙어 있습니다 분주하지 않은 채점표를 들고 신(神)은 아직 관조합니다 -「어느 계급주의 사회의 화창한 하루」 전문 계급이라는 낱말은 이념과 함께 과거의 편린처럼 받아들여지는 시대이다. 모두들 겉으로는 평등한 즐거움을 누리는 것처럼 보인다. 매스미디어에서, 광고나 연속극에서,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혜택을 받은 신인류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느 시절보다 계급적임을 젊은이들은 체감하고 있다. 이제는 감정마저 계급적이다. 스펙 쌓기와 기성세대의 오만 사이에서 청춘은 슬퍼할 겨를도 사랑할 틈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내야 한다. 신의 존재를 믿고 싶지만 감정마저 상류계급의 전유물이 된 현실에서 청춘들은 무신론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듯 저린 심경을 지나친 웅변이 아닌 담담한 토로의 힘으로 훨씬 간절하게 전개시키고 있는 작품이다. 이 시대는 천사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투쟁하는 전사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선량하기엔 너무 차가워진 시대이고 맞서 싸우기에는 너무 나약해진 개인, 이것이 현재진행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둘을 오가며 다들 느끼는 비애를 지나치지 않은 어조로 다루는 것은 그 동감만으로도 치유가 된다. 산타와 사탄은 ㄴ, 한 끗 차이이다. 선악의 경계는 현대에서 쉽게 무너진다. 그 슬픈 순리를 시인의 혜안으로 날렵하게 묘사한 솜씨가 주목할 만하다. 오늘따라 유독 허기가 졌다 황홀을 먹고 싶었다 낭만 실조에 걸린 것 같았다 날 보고, 네가 웃었다 포만감에 숨 쉬지 못했다 -「낭만 실조」 전문 「낭만 실조」는 요즘 젊은 세대가 동경하는 백석의 시 세계를 구현하고 있다. 사랑이 사치품이 되어버린 청춘에게 연애 감정은 환각과 구원 사이에 놓인다. 연애를 할 겨를이 없는 시대에 사랑을 다룬 시가 그 공허를 채워주는 것이다. 낭만에 대하여 바라는 것은 어른들의 유행가가 아니라 요즘 젊은이들의 사회적 애정 결핍을 뜻한다. 지금의 청춘이 느끼기에는 가장 강렬한 감성인 사랑마저 경쟁사회의 가속도 속에서 내려놓아야 하는 것이다. 연애 시에 대한 갈망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현실로부터의 망명지가 되기에, 실제의 연애가 아닌 인쇄된 활자의 연애 감정에서 위안을 받기에 그러하다. 위대한 사상가들이 결국은 사랑이라고, 남는 것은 사랑이라고 얘기하듯 조숙해진 젊은이들은 이미 그 인생의 진리를 깨우치고 있는 것이다. 거창한 화두에 빠져 겉멋 든 필력이 아닌 이 시대가 찾는 감정의 결을 이훤이 매끈하게 가다듬어 쓸쓸하지만 아름답게 서정을 공급한다. 매번, 나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서 계셨다 등으로 우는 법을 배운다 -「출국」 전문 더 깊은 혜안은 「출국」에 나타난다. 달의 뒷모습을 궁금해 하거나 해의 이면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다. 밝음이 밝은 것은 그 뒤에 어둠을 숨기고 있기에 그 대비로 오히려 환해질 수 있는 것이다. 눈앞의 찬란함이 아닌 그 뒤의 애잔함을 감지하는 것이 시인의 미학이다. ‘등’으로 우는 법은 그러한 짙은 생각을 녹여내고 있다. 등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고 했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해석해야 하는 것이 시인의 소명이라면 등에 대하여 관찰한다는 것은 관조의 힘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동시대의 정서와 부합하는 어조이기도 하다. 예전의 시인들이 통곡과 넋두리를 근원으로 삼았다면 이훤은 그 과잉된 감정을 건조하게, 그래서 훨씬 저릿하게 표현하는 요즘의 흐름을 이끈다. 모두가 지쳐 있고 무엇이든 잠깐의 즐거움이라도 주는 서커스 같은 것을 바라는 시대이다. 나는 슬퍼도 되지만 남의 슬픔에는 너그럽지 않은 현대가 된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슬픈 광대처럼 눈물의 촉촉한 심정은 지니되 흘러내리지는 않게, 표현하는 솜씨는 현대시의 새로운 개척지이다. 가끔, 가습기 대신 구름을 틀고 싶어요 물은? 괜찮아요 내 안에 마르지 않는 우물이 있어 건조할 일은 없겠구나 흥건한데 무지 척박해요 (그는 오랫동안 나를 안고 있다 하늘로 닦아줬다) 꼭지를 열 때마다 평온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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