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세계문학의 숲' 32권. 네 차례에 걸쳐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고, 일본인 최초로 미국예술원 명예회원으로 선출되는 등 일본 근대문학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작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이다. 이국적인 미모를 지닌 열다섯 소녀 나오미를 집으로 들여 자신의 취향에 맞는 아내로 키우려 했던 주인공이 결국 그녀에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예속되어 살아가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다니자키의 문학적 주제인 '여체에 대한 숭배'와 '마조히즘과 결합된 관능적 욕망'을 가장 잘 형상화한 그의 대표작이다. 후대의 평론가들이 지적하듯이 이 작품은 서구적인 것에 매혹되어 문화적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던 개화기 일본에 대한 섬세한 풍속화로, 주인공 가와이 조지는 카페에서 서구적인 이름과 외모를 가진 나오미에게 끌리고 붉은 기와를 얹은 하이칼라한 문화주택에서 함께 살며 '서양사람 앞에 나가도 부끄럽지 않은 숙녀'로 키우기 위해 나오미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외국인이 있는 댄스홀을 다닌다. 작가 고노 다에코의 말 대로 세대를 거듭 바꾸면서도 여전히 즐거운 독서를 제공하는 이 작품의 번역은 우리 시대 대표 번역가의 한 사람인 김석희가 맡았고, 일제강점기부터 내려온 것으로 이제는 사전을 찾지 않으면 그 뜻을 파악하기 어려운, '치인(痴人)'이라는 직역 투의 단어 대신 보다 작품 분위기에 맞는 <미친 사랑>으로 제목을 바꾸어 출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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