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는 당신 옆에서 일하고 있다

희정 · 사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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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르지만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 성소수자들의 노동을 추적한 르포. 성별 이분법과 이성애 규범이 지배적인 일터에서 성소수자들은 어떻게 노동하고 또 살아가고 있을까? 우리가 우리와 다른 존재라고 선 그은 이들이 정말 우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 다양한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의 삶과 죽음을 기록해온 기록노동자 희정이 이번에는 성소수자 노동자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이들은 사무실, 카페, 학교, 학원, 콜센터, 공공기관, 시민단체 등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었고, 사회가 요구하는 규범에서 벗어난 정체성을 가지고 타인은 물론 자기 자신과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사회와 불화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어쩔 수 없이 숨기면서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성소수자들만의 노동’이 아닌 ‘지금 이 사회의 노동’의 실체를 보게 될 것이다. 고단함에는 접점이 있다. 취업의 문턱과 직장에서 우리가 받아온 모욕과 성소수자들이 받아온 모욕이 다르면서도 같다는 점을 이 책은 말한다.

<그부호> 웨스 앤더슨 감독

비주얼 마스터의 독보적 세계관

<페니키안 스킴> · 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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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부호> 웨스 앤더슨 감독

비주얼 마스터의 독보적 세계관

<페니키안 스킴> · 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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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모욕과 증명 사이 ? 17 1부 관문 키워드 1. 모욕면접 ? 29 덧붙임 패싱: 거짓 혹은 진실 ? 46 인터뷰 직장에서 어떤 차별을 겪고 있나요? ① ? 51 2부 꾸밈 키워드 2. 꾸밈노동 ? 55 키워드 3. 블라인드 면접 ? 72 덧붙임 필요한 건 편한 옷 ? 87 인터뷰 직장에서 어떤 차별을 겪고 있나요? ② ? 90 3부 위계 키워드 4. 유리천장 ? 95 키워드 5. ‘어린 여자’ 정체성 ? 121 덧붙임 퀴어 교사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법 ? 137 인터뷰 직장에서 어떤 차별을 겪고 있나요? ③ ? 142 4부 능력 키워드 6. 정규직 ? 147 키워드 7. 공정 ? 168 키워드 8. n포 세대 ? 195 덧붙임 우리는 차별이 무엇인지 모른다 ? 218 인터뷰 퀴어인 당신은 다르게 노동하고 있나요? ? 224 에필로그 낡은 작동 설명서를 버리고 ? 227 덧붙임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로 만나다 ? 241 감사의 말 ? 247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내가 퀴어라는 걸 사람들이 모르잖아요. 그게 바로 차별이죠” ‘당연한 이성애’ 규범이 외면하고 추방한 존재, 성소수자 노동자가 바라본 차별 가득한 일터의 민낯 우리가 모르지만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 성소수자들의 노동을 추적한 르포. 성별 이분법과 이성애 규범이 지배적인 일터에서 성소수자들은 어떻게 노동하고 또 살아가고 있을까? 우리가 우리와 다른 존재라고 선 그은 이들이 정말 우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 다양한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의 삶과 죽음을 기록해온 기록노동자 희정이 이번에는 성소수자 노동자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이들은 사무실, 카페, 학교, 학원, 콜센터, 공공기관, 시민단체 등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었고, 사회가 요구하는 규범에서 벗어난 정체성을 가지고 타인은 물론 자기 자신과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사회와 불화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어쩔 수 없이 숨기면서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성소수자들만의 노동’이 아닌 ‘지금 이 사회의 노동’의 실체를 보게 될 것이다. 고단함에는 접점이 있다. 취업의 문턱과 직장에서 우리가 받아온 모욕과 성소수자들이 받아온 모욕이 다르면서도 같다는 점을 이 책은 말한다. 누구도 가던 걸음을 멈춰 뒤돌아보지 않도록, ‘그들처럼’ 보이는 일 성소수자들은 출생 직후 의료 기관이 내린 성별 판단인 지정성별과 자신이 이끌리는 성적지향 간의 불일치 속에서 살아간다. 사회가 지정한 성별과 스스로 표현하고자 하는 성별이 다른데, 그 ‘다름’을 사회는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상정한다. 그래서 이들에게 삶은 가혹하다. 결국 직장을 다니는 성소수자들에게 가장 중대한 일은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는 것이다. 소위 ‘패싱passing’이라고 하는,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으로 여겨질 수 있도록 외양과 행동을 위장하는 일. 이들은 직장이라는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다. 그래서 이들은 각본을 필요로 한다. 그 연기는 ‘그저 연기’가 아니라 생존과 직결되는 행위다. 애인 유무와 결혼/출산 계획까지 꼬치꼬치 캐묻는 직장에서 성소수자들은 내일 당장 없어질지도 모를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연기한다. 여자와 남자가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는 ‘이성애 각본’이 너무나도 당연한 직장에서 이들은 자신의 진짜 애인을 이야기하는 대신, 가짜로 꾸며낸 ‘애인 캐릭터’의 정보를 읊는다. “직장에서 이야기할 때 강표는 애인의 성별은 물론이고 나이까지 거짓으로 말한다.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연하 남성과 연상 여성은 사람들을 의아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여성 커플의 경우에는, 화장품을 같이 쓰고 있다거나 여자대학에서 만났다는 말이 튀어나오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조금 더 철저하고 싶다면 가상의 남자친구가 나온 군부대 명까지 정해두는 준비성을 보인다.” 완벽한 거짓말을 위해선 훨씬 더 섬세한 지문과 대사가 필요하다. 이 ‘치밀하고 섬세한 각본’은 참을 수 없이 버겁다. “사람들이 의심할 틈 없게 끊임없이 이성애자인 척”해야 하는 일은 상상 이상으로 피곤한 일이다. 집에 돌아와 낮에 동료들에게 한 말을 자꾸 되짚어본다. 혹시라도 실수가 있진 않았는지, 늘 염려한다. 만약 이 각본을 던져버린다면? 대가는 작지 않다. 정식 직업을 포기한 채 단기 일자리를 전전해야 하고, ‘구직이 일상’인 삶을 이어가야 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대부분의 직장을 포기해야만 한다. 세상이 네모인데, 당신도 네모입니까? 세상은 남자와 여자가 맺어지는 일을 ‘정상’이라고 규정한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는 일이 ‘당연한’ 사회에서 ‘정상’으로 살아가는 게 뭐 그리 어려울까 싶지만, 성소수자들에게 그런 연애는 당연하지 않다. 면접관/직장 상사의 무심하지만 노골적인 ‘애인 있느냐는’ 질문이 이들에겐 사회 규범을 재확인하는 고도의 검열이 되는 이유다. “세상이 네모인데, 당신도 네모입니까?” ‘정상’이라는 범주 내에서 살아가는 일도 결코 간단치 않다. 이성애 규범을 따르는 일에는 상대에게 ‘이성으로 보일’ 성 역할을 수행한다는 옵션이 붙어 있다. 즉 이성에게 어필할 수 있는 외모, 옷차림, 품성, 행동까지 ‘풀장착’해야 한다. 이는 누가 어떤 노동을 도맡느냐와도 직결된다. 결혼해 가정을 이룬 순간부터 여성의 일은 ‘육아’와 ‘살림’이 되고, 집 밖 노동은 남성의 일이 된다. 이 틀 밖에서 살아가는 성소수자들에게 삶은 고통이다. 이들은 그저 ‘자기 자신’으로 받아들여지길 원하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냈다가는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 알 수 없다. 직장에서는 폭력, 따돌림에 노출될 수 있고, 해고될 수 있다. 아니, 해고되기 전에 취직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제 인생이 ‘트루먼쇼’라고 생각했어요. 순간 의심스럽더라고요. 어떻게 짜 맞춰진 것처럼 삶이 고통의 연속이 될 수 있을까. 누가 조작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웃팅 당하고, 왕따 당하고. 어떤 형태로 사회에서 내가 억압받는지 계속해서 체감해야 하고. 이렇게까지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 수 있을까.”(마늘, 젠더퀴어-퀘스처너리) 노동시장에서 성소수자가 받는 차별은, “포기해야 할 직장이 너무 많”(규원, 바이섹슈얼)다는 것, 더 정확히는 “거의 모든 직업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것 자체다. ‘여자여야’ 뽑히고, ‘여자로’ 일해야 하는 직장으로 가지 않는 것을 선택한 이에게 남겨지는 일은 단기직이나 아르바이트뿐이다. 평생 아르바이트만 한다고 해도 문제는 생긴다. 그런 단기 일자리는 대다수가 서비스업으로, 대부분 ‘여자’를 채용하기를 원한다. 즉 화장을 하지 않거나 치마를 입지 않는 등 ‘여성에 적합한 외모’를 꾸미지 않는 사람은 아르바이트조차 구할 수 없다. 스스로를 여성으로 정체화하지 않는 성소수자가 선택할 수 있는 건 편의점, 식당 주방, 피시방 정도다. 최저시급과 고단한 육체노동으로 대표되는 일자리. “일을 해보니까 일찍 병이 날 거 같아요. 확실히 육체적으로 어려운 걸 하니까 몸이 축나더라고요. 젠더 수행을 하기 싫은 사람은 할 수 있는 게 이런 것밖에 없고. 이런 걸 하면 일찍 죽는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용도로 제가 사용된다면 그것도 의미가 있겠다. 이런 생각을 갖고 살고 있어요.”(규원) ‘꾸밈노동’이 말해주는 불편한 진실 그렇다면 지정성별과 일치하도록 외모를 꾸미고 살면 인생이 좀 더 편해지는 걸까? 지정성별이 ‘여성’인 성소수자들은 이와 관련해 우리에게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외모를 꾸미든 꾸미지 않든 여성들이 직장에서 외모 규정, 외모 지적/품평을 피할 길은 없다는 사실이다. 직장은 물론 우리 사회 전반에서는 ‘여성’, ‘여직원’의 용모를 유독 강조한다. 외모를 꾸미는 일에조차 강력한 성 불평등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자기계발의 한 영역이 된 외모 관리에서 남녀 모두 자유로울 수 없는 시대지만, 그럼에도 ‘더’ 꾸며야 하는 성별이 있는 것이다. SNS상에서 ‘여자는 고기처럼 부위별로 나뉘어 품평당한다’는 말이 떠돌듯, ‘꾸밈’은 유독 여성에게 강조되고 강요된다. “왜 머리 안 기르니?”, “왜 치마 안 입니?”, “살 빼면 남자들이 좋아하겠다”…… 일터에 들어온 이상 이런 식의 외모 공격과 성추행 발언을 피해가기란 어렵다. 다만 꾸미되 치마가 너무 짧아선 안 되고, 화장도 너무 진해선 안 된다. ‘여성에 적합한 꾸밈’을 수행하되, 그게 “여자가 그게 뭐니?” 따위의 소리를 들을 게 뻔한 꾸밈이어선 안 된다. 다시 말해 여성들에게 ‘꾸밈’은 하나의 ‘꾸밈노동’이다. ‘꾸밈’이 ‘노동’이 되는 바로 그 순간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성소수자들의 경험과 비성소수자들의 경험이 만난다. 그들 역시 ‘여성에 적합한 꾸밈’을 수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차별적 ‘외모 공격’의 대상이 된다. 그들 인생에 ‘여자처럼’ 꾸미고 ‘여자처럼’ 말하는 일은 결코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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