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그 청년은 왜 군산에 가서 마트를 열었을까?
퇴사와 창업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현실 창업기
선유도 해수욕장, 새만금 방조제, 100년 된 빵집 이성당으로 유명한 전라북도 군산. 군산은 빼어난 자연 경관과 맛집을 갖춘 관광 도시일 뿐 아니라 한국GM 군산공장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가동되어 경제적으로도 활기찬 지역이었다. 그러나 2017년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가동을 중단하고 2018년 5월 한국GM 군산공장마저 폐쇄되면서 수많은 직원들이 실업자가 되거나 군산을 떠났다. 그로부터 1년 후 한국GM 공장이 성공적으로 매각되면서 조만간 공장이 재가동될 예정이지만, 군산 경제가 예전만큼 회복하게 될지는 조금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군산에, 한 청년이 서울에서 내려와 동네 마트를 열었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서 근무했을 뿐 장사를 해본 적도 없다. 게다가 ‘군산’과 ‘마트’는 제주도와 게스트하우스, 가평과 펜션, 강릉과 카페처럼 머릿속에 선명히 떠오르는 조합도 아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군산에 와서 마트를 연 걸까?
주변의 의구심과 걱정을 뒤로하고, 이 청년이 가족을 설득해 군산시 산북동에 문을 연 우리들마트는 3년만에 넓이 300평, 하루 평균 객수 800명, 평균 영업이익률 7퍼센트를 달성하며 이 지역 거점 마트로 자리잡았다.
저자는 처음 창업을 고려할 때 많은 또래 젊은이들이 그러하듯 스타트업을 염두에 뒀다. 그러나 미래의 큰 수익을 노리면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적자를 견디는 일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최신 트렌드와는 거리가 좀 있지만 작지만 꾸준히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전통적인 자영업이 자신의 성향과 맞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소비자와 직접 만날 수 있고 전략을 실행했을 때 성과가 바로 보이는 마트업이 가장 적당하다고 판단했다.
이렇듯 창업의 핵심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닌 ‘어떻게 하느냐’이다. 저자는 자신이 처한 상황과 마트의 입지를 고려했을 때 군산이 서울보다 유리하기 때문에 주저없이 군산으로 떠났고, 남들이 말하는 전망 좋은 업종이 아닌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뚝심 있게 밀고 나갔다. 또한 온전히 스스로 결정했기 때문에 창업과 운영이 아무리 힘들어도 버텨낼 수 있는 동력을 갖출 수 있었다.
동네 마트 스타트업처럼 운영하기
달라진 시대, 장사도 데이터 분석이 중요하다
마트와 같은 유통소매업은 오랫동안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에 걸쳐 온라인 쇼핑이 빠른 속도로 시장의 판도를 바꾸면서 이제 동네 마트들은 줄어드는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나섰다.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기일수록 직감이 아니라 데이터가 중요하다. 저자는 창업 전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중소형 마트 12곳의 재무제표를 검색해 각각의 매출, 매출원가, 판매관리비, 영업이익 등을 산출했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산정하기 위해 규모가 작은 순서대로 추려서 계산한 결과 나온 영업이익률은 약 3퍼센트였다. 누군가는 영업이익률 3퍼센트가 너무 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자는 오히려 작을지언정 수익을 꾸준히 올리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해 마트를 창업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마트를 시작한 후에는 현장에서 얻은 데이터에 기반해 운영 방향을 정했다. 향후 매출을 예측하기 위해서 단순히 하루 매출이나 객수보다는 고객들의 평균 구매주기, 신규 고객 수, 이탈 고객 수를 중점적으로 파악해 마트 이용 고객이 꾸준히 느는지, 각 고객의 재방문 횟수가 높아지는지 확인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전략을 실행했다.
상시적인 가격 할인 행사를 유지해 신규 고객을 계속해서 유치하고, 적은 금액을 쓰더라도 사은품을 제공해 고객에게 재방문 요인을 제공했다. 또한 광고 알림 문자 말미에 따뜻한 글귀를 곁들이고 계산대에 싱싱한 꽃을 꽂아 놓음으로써 고객들에게 ‘이 마트는 다른 마트와 확실히 다르다’는 인상을 부여했다. 이렇게 데이터에 기반한 전략과 감성적인 접근을 접목함으로써, 우리들마트는 오픈 4개월 만에 월간활성고객수(MAU)가 매월 평균 24퍼센트씩 가파르게 증가하며 단시간에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사업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이 책에는 ‘회사 때려치우고 사업이나 할까’생각하는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과 평소 궁금해했던 정보가 풍부하다. 학창시절 늘 칭찬만 듣던 모범생 남 대리가 사업을 시작했다가 금세 접어야 했던 이유, ‘카페나 한 번 해볼까’ 하며 손익을 계산해본 결과 손에 쥐는 돈이 너무 적어 포기한 조 대리, 3500원짜리 짬뽕을 팔아 대박이 난 안 사장네 짬뽕집 등 간단한 비즈니스 사례는 창업과 운영 시 고려해야 할 점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창업 전 아무리 준비를 많이 해도 막상 시작하면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저자는 창업 초반 정신없이 밀어닥치는 문제와 씨름하던 어려운 시기를 장사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견뎌냈다. 잘나가는 가게와 기업에 대한 책을 읽고 사업가들의 인터뷰 기사를 스크랩했다. 창업 후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는 방법과 지켜야 할 원칙, 성공 스토리에 숨겨진 뒷이야기를 수집하며 하루하루 묵묵히 버텨냈다. 저자는 그때 자신을 지탱해준 사업가들의 이야기를 책에 풀어놓으며 조금 더 잘해낼 수 있는 마음가짐을 나눈다.
또한 저자는 마트를 운영하면서 겪은 일과 장사를 해본 후 비로소 깨달은 점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고객을 돈으로 보지 않으려는 마음, 손님의 폭언에 상처 입어도 다시 한번 웃어보이는 노력, 앞이 보이지 않을 때 이 악물고 버티는 자세, 장사의 고단함과 동네 사람들과 교감하며 즐거운 일상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카카오 브런치 브런치북 프로젝트 6회 대상 수상!
누적 조회수 116만에 빛나는 현실 창업 이야기
이 책은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걸 보여주는 만능 창업 지침서가 아니다. 안정적인 트랙을 열심히 따라가다가 이탈한 청년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하나씩 실행해나간 창업 분투기에 가깝다. 이렇듯 저자가 하루하루 전쟁 같은 일과를 끝내고 틈틈이 카카오 브런치에 연재한 글은 누적 조회수 116만을 돌파하며 브런치북 프로젝트 6회 대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자영업 10곳 중 7곳이 문 닫는다’는 신문 기사를 보면 창업이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상황에서는 현재 몸담은 회사에서 내 자리를 지키면서 버티는 게 최선일 것이다. 누구 말대로 ‘회사 밖은 전쟁터’니까.
그러나 더 이상 퇴사를 미룰 수 없다면, 더 늦기 전에 내 일을 찾아 직접 해봐야겠다면, 이 책의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대기업 사무직을 거쳐 군산에서 마트를 창업하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고객을 확보하고, 어려운 시기를 선배들의 조언을 얻으며 버티고, 평균 객수 800명에 평균 영업이익률 7퍼센트를 달성하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창업을 준비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