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는 침묵했다

하인리히 뵐
2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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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는 침묵했다 작품해설 / 전후 폐허문학의 원형 작가연보 발간사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하인리히 뵐의 마지막 출간작 시적이고 아름다운 필치로 그려낸 폐허문학의 정수 2차대전 직후의 참상 당시 신은 어디에 있었나 2차대전 종전 후 작품과 사회활동을 통해 독일사회의 모순과 불의를 비판하며 ‘독일의 양심’으로 불린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하인리히 뵐의 『천사는 침묵했다』가 창비세계문학 69번으로 발간됐다. 1946년 헤르만 헤세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독일에서 26년 만에 197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고, 독일 펜클럽 회장(1970~72)과 국제 펜클럽 회장(1971~74)을 역임하는 등 독일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널리 인정받고 신망이 두터웠던 작가의 마지막 출간작이다. 1949년 이전에 집필되었지만, 세계대전에 대한 묘사를 극도로 꺼리던 당시 독일사회의 분위기 때문에 작가 사후인 1992년에야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독문학자이자 소설가인 W. G. 제발트가 전후 독일문학 작품 가운데 당시 폐허에 직면한 사람들을 사로잡았던 ‘경악의 깊이’를 제대로 표현한 유일한 작품이라 평하기도 했다. 독일군 탈영병 한스 슈니츨러와 군법무관 서기 빌리 곰페르츠가 목숨을 맞바꾸는 사건을 발단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전후의 폐허와 살아남은 사람들의 삶을 세밀하게 묘사하며 세계대전 중 신은 과연 어디에 있었는가 하는 통렬한 질문을 던진다. 임홍배 서울대 독문학과 교수가 번역을 맡아 하인리히 뵐 문장의 결을 세심하게 살렸으며, 면밀한 해설을 통해 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을 한층 넓혔다. 전후 폐허에 대한 묘사 이 작품에서 하인리히 뵐은 종전 후의 일상을 온갖 폐허의 모습으로 표현한다. 1장에서 반복되는 ‘냄새’에 대한 묘사는 전쟁이 남긴 폐허가 공간적인 차원보다 훨씬 더 근본적으로 삶의 환경을 숨막히게 바꿔놓았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2장에서는 전복된 전차에서 생쥐가 시끄럽게 찍찍대는 모습을 그리며 독일인이 자신들이 페스트를 옮기는 생쥐 족속으로 전락한 현실을 침묵으로 일관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그런가 하면 9장에서는 언덕 너머에서 나타나는 사람들을 통해 인류의 한세대가 완전히 멸망하고 새로운 미지의 종(種)이 탄생할 것을 암시한다. 13장에서 성당 내부에 모신 성인들의 조각상마저 파괴돼 ‘악마적 흉측함’을 드러낸 모습은 전쟁폭력의 악마성을 보여주며, 과연 신앙이 최후의 위안과 구원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교양이 망가진 나치의 유령 『천사는 침묵했다』에는 ‘교양이 망가진 나치의 유령’이 등장한다. 박사학위를 두개나 가진 피셔는 ‘종교적 임무’를 띠고 나치당에 들어가는 곡예를 부리고, 추기경의 총애를 받아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미술품을 팔아서 떼돈을 번다. 17장에 등장하는 의사는 곰페르츠 부인이 죽음을 앞두고 사투를 벌이는 장면에서도 연구 실적을 올릴 궁리를 하는데 이는 나치의 생체실험을 떠올리게 한다. 1964년 프랑크푸르트 대학 강연에서 독일인에 대해 “교양이 망가진 민족”이라 일컬은 저자 하인리히 뵐은 이들의 모습을 통해 교양이 지식으로 축적되고 학문으로 발전할수록 권력과 유착되며, 비판적 성찰의 기능을 상실하고 맹목적인 도구적 이성으로 변질된다는 것을 비판한다. 폐허에서 피어난 희망 『천사는 침묵했다』는 종전 직후 모든 것이 초토화된 폐허의 어두운 심연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그렇지만 이 작품이 폐허의 살풍경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콘크리트 잔해더미에서 풀이 자라나듯 숱한 죽음이 묻힌 폐허에서도 희망이 기적처럼 피어나며, 그것이 이 작품의 진면목을 드러낸다. 1960년대 초반에 전후의 폐허문학을 돌이켜보면서 하인리히 뵐은 “중요한 것은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언어를 찾아내는 것이다”라고 언명한 바 있다. 전후 냉전시대와 분단시대를 살았던 뵐은 독일이 과연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무척 회의적이었다. 어쩌면 그 때문에 뵐의 문학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언어와 희망’에 대한 탐색은 그만큼 더 치열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소설은 뵐이 평생 추구했던 ‘사람이 살 수 있는 언어와 희망’에 대한 치열한 탐색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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