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일

히라야마 유메아키 · 소설/공포
352p
구매 가능한 곳
별점 그래프
평균3.3(50명)
평가하기
3.3
평균 별점
(50명)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에 빛나는 일본 호러 소설가 히라야마 유메아키의 단편집. 작가는 <남의 일>에 수록된 작품들을 쓰면서 '공포란 과연 어떤 것인가'를 다시 생각해봤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의문에 대한 해답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현대인들이 마음속 깊이 숨기고 있는 '공포의 본질'을 다룬 14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디아스포라영화제 개최]

단, 5일 간 인천에서 만나요!

디아스포라영화제 · AD

별점 그래프
평균3.3(50명)

[디아스포라영화제 개최]

단, 5일 간 인천에서 만나요!

디아스포라영화제 · AD

저자/역자

코멘트

7

목차

남의 일 자식 해체 딱 한 입에...... 어머니와 톱니바퀴 새끼 고양이와 천연가스 정년 기일(忌日) 포비아 소환 전서묘(傳書猫) 쓴 바비큐 레저레는 무서워 크레이지 하니 다윈과 베트남 수박 인간 실격 호랑이 발바닥은 소음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무서운 공포는 무엇일까. 히라야마 유메아키(平山夢明)는 일본의 공포 소설 작가 중에서도 상당히 독특한 존재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공포물을 집필하고 있는 그는 주로 단편 위주의 창작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는데, 과격한 잔혹함과 섬뜩한 엽기성을 지나칠 정도로 상세하게 묘사하는 그의 작풍은 독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스플래터 무비(Splatter Moive)’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스플래터 무비란 공포 영화 중에서도 유난히 피와 살점이 난무하는, 그야말로 스크린을 피와 살점으로 흥건하게 물들이는 영화를 말한다. 그야말로 취향이 맞지 않는 사람에게는 역겨운 혐오감만을 안겨 주지만, 그런 극악할 정도로 잔혹한 비주얼의 이면에 의외의 코믹한 요소나 사회 비판적 주제 의식이 병존하고 있는 것이 스플래터 무비의 또다른 특징이다. 히라야마 유메아키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 그 작풍을 한 마디로 쉽게 설명하는 데에는 ‘글로 보는 스플래터 무비’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특히 이번에 우리 독자들에게 소개할 신작 단편집 《남의 일》 같은 경우, 이미 작가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피칠갑 묘사에다 살인을 위한 도구로 손도끼에 전기톱까지 등장하고 있으니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스플래터’라고 부르기에 조금의 부족함도 없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남의 일》을 ‘일본산 스플래터 노벨’이라고 불러도 무방한가? 막상 그런 질문을 받으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하기가 어렵다. 섬뜩한 ‘묻지마 살인’에 엽기적인 가학이 이어지고, 쇠톱으로 자신의 다리를 썰고 회칼로 남편의 육포를 뜨는, 팔이 뽑히고 머리가 날아가는 이런 작품을 스플래터로 정의하는 데에 왜 저항감이 드는 것일가? 그것은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스플래터에 흔히 등장하는 좀비나 정신이상자, 하다못해 공포물의 대명사인 유령이나 괴물도 아닌 평범한 사람들?우리의 주변인들, 또는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이 숨기고 있는 진정한 공포란 무엇인가 해마다 여름이 오면 극장가와 서점가를 뒤덮는 공포물들. 사람들은 어째서 기피해야 마땅할 공포를 일부러 찾아 그것을 즐기려 하는 것일까? 어쩌면 공포물을 찾는 사람들은 스크린이나 책 속에서 죽을 고생을 하는(또는 죽어버리는) 주인공들을 보며 극한의 무서움을 대리 체험하고, 그 대단원을 보면서는 ‘나는 괜찮아’라는 상대적 안도감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픽션(fiction) 속에서 보는 공포란 사실 혐오감과 놀람의 복합물이다. 사실 그런 것들은 실제로 나에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고 일어날 리도 없는 일이니까 즐길 수도 있고, 보다 더 강한 자극을 원할 수 있다. 진정한 공포란 이성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곳에서 갑자기 다가오는, 피할 수 없는 위협. 어떤 구원도 바랄 수 없고 아무런 희망도 찾을 수 없는 상황. 거기에서는 무엇을 느끼고 말고 할 것도 없다. 그저 끝없이 절망할 뿐이다. 그런 상황 자체가, 그런 상황에 내던져진 인간이라는 존재의 나약함이야말로 사람이 느끼는 가장 순수한 공포의 본질이 아닐까. 히라야마 유메아키는 《남의 일》에 수록된 작품들을 쓰면서 ‘공포란 과연 어떤 것인가’를 다시 생각해봤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의문에 대한 해답으로 그가 내놓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는 ‘정말 무섭다고 느꼈던 사건들은 대부분 신문 기사를 통해 접했던 것들이었음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짐승들은 배가 고프거나 위협을 느끼지 않으면 살육을 저지르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들은 이유 없이, 목적 없이도 누군가를 죽이곤 한다. 도대체 왜? 그 중심에는 허무와 무관심이라는, 오직 인간만이 갖고 있는 정신적 병폐가 자리 잡고 있다. 작가는 거기에서 현대인들이 마음속 깊이 숨기고 있는 공포의 본질을 찾아냈다. 급속도로 발전해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인간은 곧잘 소외되고 잊혀 간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함보다는 조직과 사회가 우선시되고, 그 안에서 인간적인 관심이나 사랑은 점차 존립할 가치를 잃어 가고 있다. 허무의 늪에 빠져 버릴까봐, 무관심 속에 내던져질까봐 현대인들은 두려워한다. 그렇다. 현대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대상은 신도 유령도, 좀비도 괴물도 아닌 ‘사람’?즉, 나의 공포와 고통을 ‘남의 일’이라며 무심하게 대하는 남들인 것이다. 한 줄기 따뜻함조차 배제되어 있는 절망의 밑바닥 작년에 국내에 소개되어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유니버설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까지만 해도 히라야마 유메아키의 작품에는 인간을 향한 일말의 따뜻함이 남아 있었다. 인간이 가진 광기와 욕망, 그로 인한 이지메와 엽기 살인, 가정 붕괴 같은 소재로 절망의 밑바닥을 갈퀴질하면서도 그 뒤에는 절묘한 유머를 숨겨 둔 것이 느껴지기도 했고, 심지어 마지막 장을 덮은 후에는 모종의 카타르시스마저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있는 필자가 헤어날 길 없는 절망으로 독자들을 절여 놓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래도 이것은 픽션’이라며 숨통을 터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신작 《남의 일》에서는 그런 한 줄기의 따뜻함마저 느껴지지 않는다. 쉰에 가까운, 적지 않은 나이의 작가가 새삼 공포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면서 그 심경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이제 독자는 작가가 묘사하는 온갖 불합리한 폭력 앞에서 무기력과 절망만을 느낄 수 있을 뿐이다. 왜 그렇게 잔혹해야 하는가? 그 궁극의 잔혹함에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다는 것일까? 우리는 가끔 매스미디어를 통해 타인의 고통에 마음을 쏟고 온정을 베푸는 이들의 미담을 접한다. 그로 인해 훈훈함을 느끼며 ‘이 세상은 아직 살 만한 곳’이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은 지극히 소수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타인의 비극에 너무나 무관심해져 가고 있다. 심지어는 타인의 비극을 보며 자신의 마음에 뚫린 허무의 공동을 메우려 하기도 한다. 히라야마 유메아키는 그런 현대인들에게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남의 비극에 대해 모두가 ‘남의 일(他人事)’이라고 외면하는 순간, 이 세상은 지옥으로 변하는 것이라고. 《남의 일》은 타인의 비극에 무관심한 현대 사회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작가는 일말의 따뜻함조차 없는 이 작품집을 통해 오히려 ‘진정한 공포’를 극복할 수 있는 인간성 회복을 설파하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문성기_스튜디오 본프리 편집국장)

이 작품이 담긴 컬렉션

1
  • 데이터 출처
  • 서비스 이용약관
  • 개인정보 처리방침
  • 회사 안내
  • © 2024 by WATCHA,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