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스페인의 거장 페르난도 비센테의 컬러 일러스트
번역가 이세욱의 첫 번역, 27년 만의 개역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특별판이 출간되었다. <드라큘라>는 호러 소설의 최고봉이자 이후 모든 뱀파이어 소설의 시조가 되는 고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은 현대 스페인의 대표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인 페르난도 비센테가 이 작품을 위해 그린 컬러 일러스트 40여 점을 수록하여 새로 제작한 특별판이다. 또한 이세욱 번역가는 자신의 첫 번째 번역 작품인 이 책을 27년 만에 꼼꼼히 손보았다.
1897년에 처음 출간된 『드라큘라』는 호러 소설의 최고봉이자 20세기에서 가장 유명한 신화의 위치를 차지한 작품으로, 1930년대에 할리우드에서 처음 영화화된 뒤부터는 단 한 차례도 절판이 된 적이 없는 책이다. <드라큘라>는 ‘처음에 무시되다가 나중에 뒤늦게 숨은 가치가 발견된’ 그런 책이 아니었다. 처음 출간되었을 때부터 동시대 언론과 평론가들은 이 책이 갖고 있는 뭐라 말하기 어려운 강력함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 강력함의 정체는 19세기인들보다 20세기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것이었다. 20세기 후반부터 <드라큘라>는 영문학의 고전 중 하나로서, 다양한 해석이 시도되고 있다.
한국 최초의 완역판은 1992년에 두 권으로 출간된 열린책들판이다. 번역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번역가 이세욱으로, 이것이 그의 번역 데뷔작이었다. 그 뒤 <드라큘라>는 2000년에 한 권짜리 견장정(하드커버)본으로 합본되었다가, 열린책들의 세계문학에 수록되면서 다시 두 권으로 분권되었다. 열린책들의 <드라큘라>는 절판되지 않고 현재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이번 특별판은 번역자가 27년 만에 개역한 원고로 제작되었고, 페르난도 비센테가 이 책을 위해 그린 컬러 일러스트 40여 점이 수록되어 있다. 연달아 선보인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특별판들처럼, 서양 고서(古書)의 느낌을 살린 견고하고 화려한 디자인과 장정으로 소장 가치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