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0번의 금요일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 에세이/인문학
4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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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아이들이 돌아오지 못한 금요일, 520번째 그 섬 │ 인양 │ 조직 │ 갈등 │ 국가 │ 기억 │ 각성 │ 차이 │ 가족 │ 몸짓 │ 편견 │ 합창 미주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10주기 공식 기록집 2년간 피해자 가족 62명 등 총 117명을 인터뷰한 ‘세월호 10년의 총결산’ 세월호참사 10주기 공식 기록집이 출간되었다.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이 2022년 봄부터 2년 여간 단원고 피해자 가족 62명과 시민 55명을 총 148회 인터뷰하고 참사 관련 기록들을 검토하여 종합해낸 책이다. 총 117명의 인터뷰이들은 작가들이 던지는 첨예한 질문을 피하지 않고 지난 10년간 삶의 빛과 어둠을 조심스럽지만 당당하게 보여주었다. 자식의 얼굴을 거울삼아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려고 애쓴 이들은 이 가망 없어 보이는 세계를 어떻게 바꿔왔을까. 이제 그 길을 우리가 천천히 되짚어볼 차례다. 이 책을 펼쳐 세월호참사 이후 10년간의 이야기들을 되짚는 와중에, 우리는 어쩌면 우리 모두가 ‘세월호 가족’으로 살아온 것은 아닐까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전히 그 장면들이 생생하게 기억되고 있으며, 그 어느 하나도 제대로 규명된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월호참사’, 그 후 10년 많은 이들이 스스로가 세월호참사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 19분, “진도 부근 해상 500명 탄 여객선 조난 사고”라는 첫 속보가 뜬 이후 우리는 팽목항에서, 광화문에서, 청운동에서, 안산 정부합동분향소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세월호운동’을 만나왔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하며 ‘세월호운동’을 하나의 정형화된 틀로 규정해온 것과는 별개로, 단원고 피해자 가족들과 그 곁의 시민들은 그들 개개인의 삶을 살아왔다. 참사 직후 뜨거웠던 추모의 열기가 사그라든 뒤에 그들 곁에 남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작가들은 수백 명 각각의 신산한 삶들을 그들 각자의 관점으로 듣는 동안, 가족들의 갈등을 있는 그대로 풀어놓고 그것을 ‘제3자의 시선’으로 일별하고자 했다(그 내용은 이 책의 「조직」과 「갈등」 편에 집약되어 있다). 또한 세월호참사가 그저 ‘국가적 재난’이라는 수사로 치장되는 대형 재난이 아니라, 한국의 재난 피해자 운동의 시발점이자 주요 분기점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자 했다. 단원고 피해자 가족들과 연대 시민들은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참사의 피해자가 그 배에 탔다가 죽거나 실종된 304명만이 아님을 끊임없이 우리 사회에 호소했다. 그들의 이 같은 노력은 희생자와 생존자에서부터 민간의 조력자(잠수사, 자원봉사자)까지, 피해자 가족의 틀을 넘어 피해 지역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참사를 겪은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감대를 전 국민적으로 확산했다. 국가가 해내지 못한 일을 일군의 ‘부모들’과 ‘시민들’이 해낸 것이다(이에 대해서는 「국가」와 「기억」, 「편견」 편이 주로 다루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이 같은 변화는 단원고 피해자 가족들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들은 참사 이전에는 그저 평범한 시민이었고 얼떨결에 연단에 올랐다가 지금까지 진상규명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그리하여 10년 전 『금요일엔 돌아오렴』이 ‘부모의 애타는 그리움과 고통’을 절절히 드러내주며 참사 피해자 육성기록집의 전범으로 평가받았다면, 지금의 『520번의 금요일』은 재난참사를 10년간 추적하여 기록한 최초의 작업이라는 점에서, 세월호 가족들이 참사 이후의 자기 변화를 스스로 냉정히 평가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또한 ‘세월호참사’를 단 하나의 고유명사로 만들기보다는 제2, 제3의 참사를 막기 위해 ‘한국 재난 피해자 운동’이 거울삼아야 할 사례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기념비적 기록으로서 평가받을 만하다. 이것이 세월호 가족의 삶이고 ‘세월호 운동’이다 독자들이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만나는 장면은 동거차도(「그 섬」 편)와 팽목항(「인양」 편)의 풍경이다. 동거차도와 팽목항은 참사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이었다는 점에서, 단원고 희생자 부모들이 얼마나 간절히 자신의 아이를 다시 만나고자 했는지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이 장소들에서 부모들이 고군분투했던 이야기는 참사 직후의 현장감을 생생히 전달해준다. 특히 팽목항 곳곳에서 가족들의 안위를 살폈던 진도 주민들, 맹골수도의 거친 바닷속에서 피해자들을 끌어올린 민간 잠수사들의 이야기는 깊은 울림을 준다. “바닷물은 정말 차요. 목욕탕 냉탕이 18도 정도잖아요. 당시 수온이 11도 정도였어요. 서로 껴안고 있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올라가는 통로가 좁아서 한 사람씩 올려야 했어요. 저희는 시신이 상할까 봐 잡아당기지 못해요. 굽어 있는 팔을 주무르면서 ‘엄마한테 가자’라고 달래요. 그 말을 하면 신기하게도 엉켜 있던 데서 시신이 빠졌어요. 그건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된 건지 모르겠어… 정말 신기했어요.”(이 책 44면) 이어지는 「조직」과 「갈등」 편은 단원고 피해자 가족들의 기록에서 빼놓아서는 안 되는, 그들의 솔직한 고민이 담긴 글이다. 2014년 4월 16일 이후 세월호 가족들이 ‘유가족대책위’ ‘가족대책위’라는 이름을 거쳐 현재의 ‘가족협의회’로 각각 활동하면서 어떻게 자신들의 집단을 유지해왔는지, 어떤 사건 앞에서 좌절하고 또 다른 사건 앞에서 다시 일어섰는지를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한다. “대리기사 폭행 사건이 물론 어려움을 가져다줬지만 가족들이 좀 더 단단해지기도 했어요. 다시는 이런 일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우리 가족들은 남한테 틈을 보이거나 약해 보이면 안 되고, 또 도덕성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깨우쳤어요. 가족들이 여러모로 성숙해진 계기가 됐어요.”(96면) 「조직」과 「갈등」 편이 단원고 피해자 가족들의 내부를 드러내는 현미경의 역할을 했다면, 이어지는 「국가」 「기억」 「각성」 편은 그들을 최대한 멀리서 넓게 조망하는 광각렌즈의 역할을 한다. 「국가」 편은 세월호참사 이후의 한국사회의 변화를 한눈에 일별할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하고 그 변화의 와중에 국가가 과연 시민의 권리를 어떻게 지키려 했는지(혹은 지키지 않으려 했는지)를 날카롭게 파헤친다. 「기억」 편은 ‘단원고 교실 존치’와 ‘4‧16생명안전공원 설립’이라는 논란의 주제들 속에서 우리 시민들 각자가 어떤 입장이었는지를 되묻는 ‘질문의 장’이다. “단원고 교실은 안산에 남은 부모들에게 ‘눈에 보이는 뼈아픈 실패의 기억’이다. 그 아픔을 끌어안고 부모들은 또다시 해야 할 일을 찾아 걷기를 멈추지 않았다. ‘단원고 4·16기억교실’은 가족들과 시민들의 노력에 힘입어 2021년 12월 27일 국가지정기록물 제14호로 지정되었다.”(199~200면) 「각성」 편은 세월호 가족들이 본래는 ‘빨갱이’라고만 생각했던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자신의 편견을 부수는 모습을 다룬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가치관의 변화 과정이 이채롭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유가족입니다’ 한마디만 해도 목이 메고 눈물부터 나와서 ‘서명해주세요’라는 말까지 가지도 못했어요. 젊었을 때 이런 활동을 해본 적이 있는데도 막상 내가 피해자의 자리에 서보니까 입이 안 떨어지더라고요. 조금 하다가 힘들어서 뒤에 가서 한참 서 있곤 했어요.”(234면) 여러 진상규명 활동을 거치면서 그들은 점차 정치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품기 시작했다. “내 가족, 내 아이만 바라보며 세속적 가치를 좇느라 정치와 국가에 무지하고 무관심했던 태도가 이 참사의 원인이라는 성찰과 자책도 더불어 품게 되었다”.(239면) 제2의 세월호참사, 제2의 이태원참사를 막을 수 있는 길 이 같은 각성은 ‘나만이 피해자’라는 생각을 버리는 데에도 일조했다. 「차이」, 「가족」 편은 단원고 생존학생과 형제자매, 생존학생의 부모 등 단원고 피해자 가족의 안과 밖 그 경계를 유심히 들여다보는 글이다. 참사 이후 10년간 유가족(그중에서도 부모)이 세월호 피해자를 대표한다는 인식이 워낙 강하다 보니, 단원고 생존학생, 유가족 중에서도 형제자매, 그리고 생존학생의 부모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덜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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