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는 젊은이들의 허세 속에 감춰진 달콤함을 포착한다.” - ≪뉴욕타임스≫
“다자이의 단편은 신맛 나는 사탕 한 봉지처럼 시큼하고 중독성 강하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청춘들이 가장 사랑하는 일본 소설 <인간실격>의 작가!
평단으로부터는 비판 받지만 대중을 열광시키며
일본 문학계를 뒤흔든 문제적 소설가!
<인간실격>을 과감히 뺀 다자이 오사무의 청춘을 담은 열두 편의 단편집
‘다자이 오사무’라는 이름은 몰라도 그의 소설 <인간실격>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청춘의 불안과 고민을 원초적으로 다루고 있어 청춘들이 가장 사랑하는 일본 소설 중 하나로 꼽힌다. 그렇기에 감히 <인간실격>을 빼고 다자이 오사무의 청춘을 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이 책에서는 <인간실격>을 뺐다. 다자이의 또 다른 청춘들이 <인간실격>이라는 거대한 작품 뒤로 가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대신 이상적으로 꿈꾸고, 격정적으로 절망하고, 냉소로 감췄다가 찬란하게 부서지는 청춘의 편린을 담은 그의 또 다른 열두 편의 작품을 모았다.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한량처럼 사는 30대 집주인이 자기보다 더 한량 같은 세입자를 만나 고생하는 <그는 예전의 그가 아니다>, 여자와의 동반 자살에 실패하고 혼자 살아남아 입원한 병원에서의 생활을 다룬 <어릿광대의 꽃>, 한심한 사람들을 나열하다가 그 끝에 자신을 세우고 마는 <한심한 사람들>, 애인을 위해 수영복을 훔치다 걸린 여자의 고백 <등롱>, 동반 자살의 여정을 담은 <우바스테>, 새초롬한 여학생의 하루를 섬세하게 그려 낸 <여학생>, 고향의 명사 모임에 억지로 참석했다가 새로운 흑역사를 써 버린 <젠조를 그리며>, 자신을 대신해 기꺼이 인질이 된 친구와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달려라 메로스>, 소설과 현실을 혼동해 망신을 당한 이야기 <부끄러움>, 기차역 앞에서 자신도 모르는 무언가를 마냥 기다리는 <기다리다>, 금주의 시대에 벌어지는 세태를 다룬 <금주의 시대>, 다자이 오사무의 짤막한 자전적 이야기들을 엮은 <생각하는 갈대>까지, 고전은 어렵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오늘날에도 흥미롭게 재해석하며 읽을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했다. 더불어 더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원작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현대적으로 풀었다.
‘청춘’만큼 반짝거리는 단어도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다른 한편으로 청춘은 반짝거리지 못할까 봐 두려워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금의 명성을 생각하면 의아하지만 다자이 오사무 역시 그랬다. ‘아쿠타가와 상’에서 세 번 낙선해 크게 상처 받았고, 소설에 새로운 실험과 시도를 한 만큼 쏟아지는 비판을 감내해야 했다. 그리고 결국 서른아홉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치열한 청춘을 살았던 그의 이야기 안에서 오늘을 사는 청춘들이 위로받을 수 있길 바라 본다.
가장 현대적인 다자이 오사무가 오늘의 청춘에 닿다!
청춘은 아름답다!? 정말 그럴까? 오히려 그래야 한다는 강박에 갇혀 더 괴로워지는 건 아닐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작품에 매료돼 소설가의 꿈을 키우고, 아쿠타가와 상에 세 번이나 도전했지만 세 번 모두 낙방하며 크게 상심했던 다자이 오사무. 아쿠타가와 상 심사위원이었던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다자이의 생활에는 어두운 구름이 끼어 있다.”라고 비판했고, 시가 나오야는 〈사양〉을 읽은 후 “형편없어서 할 말을 잃었다.”라고 했을 만큼 다자이 오사무는 대중이 열광했던 것과는 별개로 일본 문학계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서른아홉의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외부의 평가와 자신의 창작욕 사이에서 고뇌했던 그의 청춘을 담은 작품 열두 편을 모아 엮었다.
오늘의 청춘이 느끼는 고뇌와 닮은 주인공들
다자이 오사무의 수많은 작품들 중에서 오늘의 청춘이 가장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작품들을 골랐다. 누군가를 한심하게 바라보다가 결국 그게 나와 다를 바 없다고 느끼는 <그는 예전의 그가 아니다>와 <한심한 사람들>의 나, 상처 받은 친구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 웃음으로 얼버무리는 <어릿광대의 꽃>의 오바 요조와 친구들,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마음을 다했다가 결국 흑역사를 만들어 버리고 마는 <등롱>과 <부끄러움>의 나, 무엇인지도 모른 채 마냥 기다리는 <기다리다>의 나 등등 상황은 다르지만 청춘의 시기에 누구나 한번쯤 느껴 봤을 감정에 치명적으로 빠져드는 주인공들과 그들이 느끼는 감정에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발짝 가까이 다가온 현대적인 번역과 디자인
아무리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라도 고전은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국내 고전도 그럴진대 하물며 해외 고전인 만큼 낯선 용어나 표현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자칫 원전의 의미를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완전히 바꿀 수는 없었지만 최대한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가급적 현대적 언어를 사용했다. 디자인에 있어서도 정형성을 탈피하고, 스스로를 나약하다고 느끼는 청춘의 고뇌를 상징하는 연한 파스텔 컬러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빛나고 있다는 의미를 담은 비비드한 형광 컬러를 조합해 청춘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의 매력을 표현하고자 했다.
지나고 보면 청춘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빛날 수 있는 시기임에 틀림없다. 다만 그 안에 있는 동안에는 그 빛나는 이름이 버겁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는 것도 분명하다. 이 책을 통해 갈피를 잡지 못해 흔들리는 것이 나약한 것이 아님을, 불안하고 불투명한 미래가 어둠도 나만의 문제도 아님을 알고,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