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희망과 절망으로 점철된 베트남 전쟁일기
35년 만에 되살아난 베트남 전쟁일기
24살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베트남전에 뛰어든 한 여의사의 일기가 35년 만에 공개되어 베트남을 술렁이게 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당 투이 쩜이다.
당 투이 쩜의 일기는 1970년에 그녀가 미군에 의해 사살된 후 미군정보장교인 프레데릭 화이트허스트에 의해 보관되어 오다가 35년 만에 세상에 공개되었다.
당 투이 쩜은 하노이의 학식 있는 집안에서 태어나, 1966년 하노이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67년 3월 남부 깊숙한 적진인 꽝 응아이 성 득포 현 야전 진료소의 책임을 맡았다. 1970년 6월 22일 그녀는 고립된 부상병과 동료를 구하고, 식량을 구하기 위해 바떠 산에서 평야지대로 내려가는 길에 미군의 매복에 걸려 희생되었다. 이때 그녀의 나이 불과 28세였고, 의사로 근무한 지 3년 만이었다. 그녀의 시신은 지역 주민들이 수습해서 그녀가 쓰러졌던 곳에 안장했다가, 1975년 통일이 되어서야 유가족들과 그녀와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동료들에 의해 포 끄엉 면 열사 묘역으로 이장되었다. 1990년 유가족들은 하노이 뜨 리엠 현, 쑤언 프엉 면에 있는 열사 묘역으로 그녀를 다시 이장해, 지금 그녀는 생전에 그토록 그리워했던 가족들 가까이에 편히 잠들어 있다.
전쟁터에서 기록된 당 투이 쩜의 일기 두 권도 묘한 운명을 갖고 있었는지, 미국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 있다가, 베트남 통일 30주년 기념일인 2005년 4월 30일에 그리운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35년간이나 떠돌아다니다 온 것이다. 마치 투이 쩜의 영혼이 한 마리 나비가 되어 그토록 그리워했던 북부 하노이의 엄마 품에 날아든 것처럼. 현재 일기의 원본은 미국 텍사스 루벅에 있는 베트남 자료 보관소에 보관되어 있다.
베트남을 울린 당 투이 쩜 일기
그녀의 일기는 신문에 연재되었다가 베트남에서 책으로 출간되어 세상에 나왔다. 베트남 전역에서 투이의 열기가 불어 30만부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보통 2000부 이상 팔리면 성공이라고 여기는 베트남에서 출간되자마자 순식간에 30만부가 팔린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은 결국 전쟁을 겪은 세대뿐만 아니라 베트남 전후 세대들에게 그녀의 치열한 삶과 역경이 커다란 공감대를 형성시키고 삶의 고통을 극복하고자하는 투지를 불러일으키는 기폭제가 되었던 것이다.
일기 속의 그녀는 투철한 책임의식이 있었고, 환자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여기며, 모든 사람을 사랑했다. 감정이 상했을 때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아름다운 것들을 발견해, 자신의 본보기로 삼았다. 타고난 열정으로 내적인 삶을 살찌웠고, 의사임에도 총을 들고 일어나 부상병을 위해 싸우다가 병사처럼 쓰러졌다.
그녀는 그 위치에 있으면 누구든 겪을 수 있는 인간의 감정을 일기에 적나라하게 기록하고 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항상 죽음이 존재하고 있었다. 죽음이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도 일기를 썼다는 것에, 한 인간의 고상함이 있다.
이 일기를 통해 우리는 베트남 전쟁을 되돌아보면서 생명의 존엄성과, 약 40년 전에 성스럽고 순수한 삶을 살았던 한 베트남 여성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일기는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영원히 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