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은 어떻게 죄가 되는가

매트 타이비
5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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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1장 뜻밖의 결과 2장 불심 검문 3장 길에 서 있으면 안 되는 사람 4장 사상 최대의 은행 강도 사건 5장 무자격 이민자들의 시련 6장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 7장 잔챙이 사기범 8장 큰 사기범 9장 부수적 결과 감사의 글 역자 후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부자라서 처벌을 면하고 가난해서 감옥에 간다는 설명은 너무나 단세포적이다. 답은 훨씬 복잡하다. 그야말로 소름이 끼칠 정도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워싱턴 포스트」, 「NPR」, 『커커스 리뷰』 올해의 책 가난은 어떻게 죄가 되는가 월스트리트 금융 기업들과 관료들에 대해 혹독한 비판을 아끼지 않기로 정평이 난 <롤링스톤>의 기자 맷 타이비의 신작이다. 그는 골드먼삭스를 “인류에게 들러붙은 흡혈 오징어”로 표현한 것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에서 타이비는 조직적인 사기로 세계 금융 위기를 초래한 금융 회사의 고위 임원들이 아무 처벌을 받지 데 반해, 가난한 사람들이 경미한 질서 교란 행위 때문에 감옥에 가는 현실을 대비시킨다. 즉, 부의 양극화가 집어삼킨 미국의 사법 시스템을 해부한다. 최근 흑인에 대한 과잉진압 논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미국의 사법 불평등은 해묵은 숙제 중 하나인데, 타이비는 미국 사회가 가난을 죄악시하는 것을 넘어 실제로 처벌하는 데까지 나아갔음을 여러 사례를 통해 생생히 보여준다. 이 책이 그리는 것은 경제 논리에 잠식된 사법 시스템과 그 지배를 받는 디스토피아 미국 사회다. 눈먼 정의의 디스토피아 타이비의 논지에 따르면 현대 미국의 사법 시스템은 경제 논리에 따라 심각하게 왜곡되었다. 법치주의는 서서히 퇴색되어 가고, 그 대신에 실패한 자, 가난한 자, 약한 자를 범죄자로 몰아가고 강한 자, 부유한 자, 성공한 자의 위법 행위를 눈감아 주는 방향으로 설계된 특이하고 거대한 관료주의가 서서히 강화되어 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이 책에는 <부수적 결과>라는 다소 생소한 말이 나온다. 이것은 현 미국 법무부 장관 에릭 홀더가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작성한 회람문에 등장한 문구다. 그리고 현재 미국 법무부가 대형 금융 회사를 형사 기소를 하거나 형사 처분을 할 경우 미국 경제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으니 아예 기소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할 때 쓰는 말이다. 이제는 사법 시스템에서조차 경제성을 따지는 시대가 되었다.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한 많은 범죄를 벌하는 데 성공하는 것이 긴요한 문제다. 이 논리에 따라 돈과 인맥의 비호를 받는 금융 권력의 범죄를 단죄하는 데 자원을 투자하는 것은 첫째,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야 하고 둘째, 그럼에도 실패할 확률이 지극히 높으므로 비효율적인 일이 된다. 반대로 변호사를 선임할 여유도 백도 없는 사람들의 범죄는 그야말로 손바닥 뒤집듯 쉽게 심판할 수 있으므로 경제적이다. 경제성 논리가 심화되면서 미국의 사법 정의는 이른바 가진 자들의 죄를 찾는 일은 아예 그만두고, 가난하고 기댈 곳 없는 사람들의 온갖 시시한 위법 행위―이를테면 담배꽁초 투척이나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는 행위 따위―를 적발해 지엄한 법의 철퇴를 가하는 방향으로 완전히 방향 선회를 마쳤다. 타이비는 나아가 이것이 단순히 시스템 문제에 그치지 않음을 지적한다. 정부의 복지 급여에 의존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감, 47퍼센트를 공격하는 미트 롬니의 발언, 그리고 물을 져 나르는 사람들이 물을 마시는 사람들에게 느끼는 경멸감 밑에는 국민 심리에 뿌리내린 거대한 지상명제가 자리 잡고 있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가 가난을 자체로 범죄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한때 가난한 이들의 울분을 상징하는 문구였다. 오늘날 우리는 이 문구를 잊지는 않았지만, 예전 만큼의 분노는 결코 느끼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는 한편으로는 약자들과 가난한 사람들을 향한 격렬한 증오가, 다른 한편으로는 부자들을 향해 극찬을 아끼지 않는 비굴한 숭배가 넘쳐난다. 타이비는 이 현상의 원인을 “관료제”에서 찾고 있다. 그는 통제받지 않는 사법 시스템이 “갈수록 미친 말처럼 날뛰”면서 “새로운 진리”가 통하는 디스토피아를 만들었다고 진단한다. 새로운 진리는 공상과학 영화이자 디스토피아다. ……관료제는 체계적인 방식으로 약자들을 쥐어짜서 더 작고 더 온순하고 더 열등한 종으로 만들고, 강자들의 근육을 키워 주어서 도저히 현실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거대한 덩치에 웬만한 공격은 가볍게 물리치는 슈퍼맨으로 만든다. 이 세계에서 무일푼인 사람은 그야말로 범죄자 취급을 받고, 돈이 넘쳐나는 사람은 특정한 범죄에 대해서는 절대로 처벌을 받지 않는다. 조지 오웰이 그렸던 디스토피아에서는 <생각 범죄>가 원죄였다. 그러나 새로운 기업형 디스토피아에서는 궁핍, 특히 경제적 궁핍이 원죄다. 누가 감옥에 가는가 저자는 서문에서 다음과 같은 명제를 제시한다. 빈곤이 심해진다. 범죄는 줄어든다. 수감 인구는 두 배로 늘어난다. 도대체 어찌 된 일인가? 지난 20년간의 몇 가지 통계는 이 논리적 모순이 사실임을 보여준다. 첫째, 폭력 범죄가 줄어들었다. 1991년에 10만 명당 758건이었던 폭력 범죄는 2010년 425명으로 44% 넘게 감소했다. 이런 감소 추세는 살인, 폭행, 강간, 무장 강도 등 모든 형태의 강력 범죄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 강력 범죄율이 줄어든 원인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분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쨌든 지금도 여전히 줄고 있다는 사실이다. 둘째, 누구나 공감하듯이 빈곤이 더욱 심화되었다. 1990년대에는 빈곤률이 감소했고, 이는 폭력 범죄의 감소에 대한 하나의 설명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급격히 증가했다. 2000년대 초 빈곤율은 10퍼센트 언저리를 맴돌았는데 2008년에는 13.2퍼센트로 치솟았고, 2009년에는 14.3퍼센트, 2010년에는 15.3퍼센트를 기록했다. 셋째,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수감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991년과 비교하면 2012년의 수감 인구는 100% 넘게 증가했다. 현재 미국의 가석방 혹은 수감 중인 인구(거의 600만에 달한다)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다. 수감자 비율을 살펴보면 더욱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난다. 2010년 기준으로 미국 인구의 12.6%를 차지하는 흑인은 전체 수감자의 38.2%를 차지한다(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의 2015년 통계에 따르면 비율은 43.5%까지 치솟아 100만 명을 넘겼다). 반면 인구의 56.1%인 백인은 수감자의 34.2%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 비율을 감안할 때 흑인의 수감율은 백인에 비해 6~7배 높다. 한마디로 흑인 청소년은 대학에 진학할 확률보다 감옥에 갈 확률이 높다. 히스패닉계는 백인에 비해 대략 3배 높은 수감율을 보였다. 왜 감옥에 가는가 사례를 보자. 26세의 노숙자 토리 매런은 강화된 불심 검문 정책 탓에 수감형을 받는다. 2011년 뉴욕에서 행해진 불심 검문은 68만 4,724건에 달했고 이 중 흑인 등 유색인종에 대한 것이 88%였다. 2012년에 대마초 소지(뉴욕 주 법에 따르면 대마초 소지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검문 과정에서 대마초를 공중에 노출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즉 검문을 당하면 영락없이 소환장을 받게 된다) 등의 사소한 위법 행위에 대해 발부된 소환장은 60만 건이었다. 이는 사소한 위법 행위를 철저히 근절하는 것이 강력 범죄 억지에 효과가 있다는 이른바 ‘깨진 유리창 이론’에 따른 것이다. 한편으로는 줄어드는 경찰 급여와 예산을 충당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마치 잔챙이 고기들까지 싸그리 잡아들여 수익을 올리는 기업형 어업 행위와 비슷하다. 사법 시스템 또한 이런 식의 어로 행위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개편된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관료제”다. 앤드루 브라운은 뉴욕 빈민가 출신의 흑인으로 범죄를 저지르던 10대 시절을 청산하고 근면하게 살고자 한다. 그러나 의지와 상관없이 그가 사는 빈민가는 경찰들 수천 명에게 완전히 둘러싸인다. 그는 수차례 “보행자 통행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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