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 들러 꽃보다 예쁜 숙화를 보는 것도 잠시, 대정군의 군수 채구석의 심부름꾼 이재수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진다. 일부 천주교인들의 행패와 지독한 세금 때문에 고통당하고 굶어 죽어가는 제주민의 울부짖음에 채 군수는 양반들로 구성된 `상무사`라는 비밀조직을 만들어 방법을 찾고자 했던 것이다. 천주교를 비난하는 방을 붙인 유생 오신락은 교회당으로 끌려가 교인들로부터 지독한 고문을 당한 후 치욕을 못이겨 목을 매 자살한다. 연이어 악질 교인 최제보가 마을 양반 오대현 좌수의 첩을 겁탈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대정군수 채구석은 최제보를 양반을 능멸한 죄로 처벌한다. 이어 교인들은 최제보를 치최(治罪)한 이재수를 포함한 채구석의 부하들에게 보복을 감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