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가 과연 찰리 채플린의 1940년 작품 위대한 독재자를 보았을까라는 궁금증에 답하는 흥미로운 다큐멘터리. 채플린과 히틀러가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시작한다. 둘 다 작은 콧수염을 기르고 다녔을 뿐 아니라 탄생 시기도 같은 해 같은 달(1989년 4월)의 같은 주로 비슷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두 사람 모두 굉장히 가난하고 혹독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예술가로 성년기를 맞게 된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채플린이 트램프(뜨내기)라는 영화에 출연하면서 명성을 얻기 몇 년 전 히틀러는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화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히틀러가 일 주일에 9마르크라는 싼 대가를 받으며 가정 교사 노릇을 할 때 채플린은 주급 1만 달러를 버는 고소득자가 돼 있었다.
이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나치주의자들은 채플린이 유대인이라고 잘못 알고 있었다고 한다. 1934년 나온 반 유대주의자 선전 팜플릿에는 채플린을 가리켜 역겨운 유대인 기회주의자라고 적혀 있었고 이를 본 친구가 채플린에게 보내주었다. 이를 본 채플린은 격분했고 이를 계기로 위대한 독재자를 만들게 됐다는 것. 하지만 위대한 독재자를 만드는데 대해 오히려 유태인들이 방해를 하고 나왔다. 당시 할리우드를 지배하고 있던 유대인 제작자들은 그런 영화가 만들어지면 독일에 사는 유대인들이 더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반유대주의 분위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 채플린을 만류했다. 할 수 없이 채플린은 제작비를 손수 조달할 수밖에 없었다. 위대한 독재자는 채플린의 이전 영화들보다 제작비가 2배 이상 들었지만 결과는 당시의 최고 흥행기록을 깰 정도로 성공이었다.
그런데 나치와 히틀러를 풍자한 영화 위대한 독재자를 히틀러는 알고 있었을까. 이 다큐멘터리가 추적한 바에 따르면 당시 나치 장교들은 이 영화를 볼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유고슬라비아인 영사 기사가 장교들을 상대로 나치 선전 영화를 걸기로 한 걸 필름통을 잘못 선택해 위대한 독재자를 상영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 히틀러는 어땠을까. 트램프와 히틀러는 히틀러가 이 영화를 보았다고 주장한다.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에 나왔던 시나리오 작가 부트 슐베르크는 히틀러에게 보내진 영화 작품 리스트에 위대한 독재자라는 타이틀이 분명히 있었다고 증언했다는 것. 게다가 당시 히틀러의 측근들 중 한 명이 히틀러가 이 영화를 봤음이 분명하다는 증언을 했다고 이 다큐멘터리는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