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인 제시가 임신하자, 책임질 자신 없는 다비드는 패닉상태가 된다. 기차에서 구타를 당한 뒤로 그는 강도 높은 운동과 스테로이드제에 빠져든다. 운동으로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에는 성공하지만, 그의 공격적인 행동은 제시와 태어날 아기에게 위협이 된다. <골리앗>의 주인공 다비드(성서에 나오는 다윗의 영어식 이름)는‘ 자기 여자는 자기가 지켜야 한다’는 남자들의 압박감이 어디까지 치달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강한 남자’ 콤플렉스와 예비 아빠로서 책임감에 짓눌린 다비드가‘ 골리앗’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섬뜩하다. 남자들의 보편적 불안 심리는 예기치 않은 임신으로 삶의 급격한 변화를 겪어야 하는 미성년 부부의 좌충우돌과 겹쳐진다. 최근 스위스에서 이런 영화가 꾸준히 나오는 것은 사회적 현실의 반영일 것이다. 준비되지 못한 채 부모가 돼버린 젊은이들의 초상을 일종의‘ 골리앗 신드롬’과 함께 엮어낸 참신한 시도, 그리고 다비드 역 배우의 변신이 돋보인다. (이수원)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