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원아, 사랑해

Love Mystery
2011 · 로맨스/스릴러 · 한국
1시간 46분 · 청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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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혁의 내면에서 가끔 고개를 처 드는 광기. 카메라 셔터 소리만 들으면 세상의 모든 소리가 정지하는 것 같고 피사체의 냄새와 새근거리는 소리가 귀와 눈을 민감하게 자극한다. 그럴 때면 "무진장 찍고 싶다’란 생각이 민혁 머릿속에 광풍처럼 몰아친다. 그런 의미에서 사진사는 그의 천직이다. 그렇게 사진만 찍고 살고 싶지만 30대 초반의 민혁은 고민이 많다. 결혼을 약속한 혜원이랑 살려면 뭔가 번뜻한 직업을 꿰차야 하는데 갈 길이 멀다. 반면 혜원이는 독특한 감수성과 특유의 비즈니스 감각으로 인형사란 직업세계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아가고 있다. 분위기메이커에 센스도 있는 대찬 여자. 가능성을 늘 믿어주는 그녀 덕분에 민혁의 부담은 그래도 덜 하다. 사진을 같이 시작했던 친한 친구들과 선배들이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하여 신문지상에 떠 버릴 때 주변 사람들과 달리 "니 사진이 최고야! 화장실의 신에게 걸고 맹세 할 수 있어" 라고 유일하게 말했던 그녀다. 그녀는 인형 만드는 작업이 잘 안될 때 제일 편안한 공간인 화장실에 가서 문을 잠그고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 때까지 화장실의 신(?)과 소중한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민혁은 그런 이유로 가끔 그녀를 ‘변소공주’라고 부르곤 한다. 재물눈도 밝고 고정관념이 없는 그녀 주변은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렇게 민혁과 혜원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엉뚱해서 죽이 잘 맞는다. 때론 민혁 생일에 방바닥을 긁고 누워있는 인형을 생일선물로 준 혜원에게 민혁 역시 질세라 프레임에 입과 턱만 크게 나오게 해서 그녀의 생일 선물로 줘서 싸우는 일만 빼고는 말이다. 그렇게 둘의 소소한 싸움들이 늘어나면서 미워도 내 사람, 죽어도 내 사람, 둘만의 정이 불어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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