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의 영화관이 열리고 스크린에는 인류의 역사가 펼쳐진다. 히틀러, 베트남전, 원폭, 나치수용소, 내전, 학살 등 인간이 자행한 비극의 역사를 관람한 동물들은 거기서 무얼 배울 것인가? <에브리씽 윌 비 오케이>에서 리티 판은 동물들이 권력을 쥐게 된 세상을 상상한다. 『동물농장』의 세계관을 이어받고 부분적으로 <혹성탈출>(1968)을 연상시키지만, 실은 전작 <잃어버린 사진>(2013)과 <피폭의 연대>(2020)의 스타일과 주제를 확장시킨 버전에 가깝다. 아카이브 필름에 스톱모션 인형극을 결합하여 디스토피아 우화를 그려낸 이 독특한 스타일의 다큐멘터리는 멜리에스부터 로베스 피에르에 이르는 방대한 인용, 아카이브 영상이 투사되는 다중 분할 화면, 은유로 가득한 내레이션을 동원하여 미래에 대한 그의 전망을 통렬하게 구현한다. (강소원) [2022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