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웍스 (아카이브스)
Fireworks (Archives)
2014 · 단편 · 태국
7분

이 영화는 태국 북부에 위치한 분러어 술릴랏(Bunleua Sulilat)의 사원·조각 공원 ‘살라 깨우쿠(Sala Keoku)’를 담아낸 작품이다. 어둠으로 가득한 화면 위로 간헐적으로 폭죽 불꽃이 튀며 내부를 비추고, 그 빛에 실려 술릴랏이 만든 기이하고도 독창적인 콘크리트 조각들이 드러난다. 개구리 얼굴의 넓고 고래 같은 윤곽에서부터 오토바이를 탄 개들, 마치 두 사람이 나란히 초상화를 찍는 듯 부분적으로 서로를 끌어안은 해골 한 쌍까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괴이한 동물·인물 군상이 사원을 가득 채운다. 이러한 조각 이미지들 사이사이에는, 이유를 알 수 없이 사원을 서성이는 노부부의 모습이 끼어든다. 유령처럼 이곳을 떠도는 그들은 태국인 노부부로, 특히 여자는 목발에 의지한 느릿느릿한 발걸음 때문에 더 위태롭고 기묘한 인상을 남긴다.
모하
4.0
1 타닥이는 불꽃. 스트로브가 조각상을 비춘다. 3차원의 물체는 각도에 따라 각기 다른 이미지로서 평면화된다. 노부부는 절뚝이며 천천히 느릿하게 걷는다. 그리고 서로에게 기대어 앉는다. 순간 노부부는 기대고 있는 뼈의 모형으로 몽타주된다. 번쩍이는 불빛같은 생의 찰나는 조각상에 깃든 장대한 시간과 대비된다. 마치 총소리를 연상시키는 폭죽소리와 노부부의 유령적인 동작에서, 짧은 영화임에도 감독 고유의 인장을 확인할 수 있다. 2 영화는 아카이브로서 기능한다. 조각상처럼 지난한 시간을 견디어도 변치않는 것이 영화다. 결말부의 흑백 사진의 나열 속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은 스트로브와 함께 사진 속에서 영원해졌고 아카이브된, 또 그것을 다시 영화로서 아카이브하는, 시간을 고정시키는 마술적인 기능을 탐구하는 실험으로서의 영화. 시인의 시론처럼 <불꽃(아카이브)>는 감독의 영화론이라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있다.
박상민
4.0
1.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섬광과 폭발음. 다음 숏에선 폭발음만 남고 조각상을 비추는 조명이 깜빡 거린다. 그런가하면 폭죽의 폭발음은 총성을 떠오르게 하기도 한다. 죽음의 총성을 암시하는 폭발음과 이미지를 화면에 보이게 하는 섬광. 이미지와 사운드, 소멸과 생성이 교차하는 곳에서 영화가 성립한다. 2. 대전시립미술관의 전시에선 <잿가루>가 상영된 후에 맞은 편 벽에 <불꽃놀이>가 상영된다. <잿가루>에선 유일하게 프레임이 단절되지 않은 장면이 불꽃놀이 장면이었고, 땅으로 떨어지는 불꽃이 애상을 불러일으킨다면, <불꽃놀이>에서 불꽃을 연상시키는 섬광은 프레임을 줄이며 애니메이션을 만든다. '불꽃'에 대한 서로 다른 방식의 연출이 적용된 작품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전시 구성은 극장과는 다른 방식으로 관객에게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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