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슬러
The Counselor
2013 · 범죄/드라마/스릴러 · 영국, 미국
1시간 57분 · 청불



젊고 유능한 변호사 ‘카운슬러’(마이클 패스벤더)는 아름다운 약혼녀 로라(페넬로페 크루즈)에게 프로포즈하기 위해 최고급 다이아몬드 반지를 마련한다. 호화로운 삶에 빠진 타락한 사업가 라이너(하비에르 바르뎀)는 재정 위기에 몰린 카운슬러를 유혹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밀매 사업을 제안한다. 라이너가 소개한 미스터리한 마약 중개인 웨스트레이(브래드 피트)는 지독한 범죄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카운슬러에게 경고하고, 라이너의 치명적인 여자친구인 말키나(카메론 디아즈)는 그들 주변을 맴도는 가운데, 운반 중이던 거액의 마약이 사라지는 일이 벌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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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관객을 왕따시키는 영화
신상훈남
5.0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물건이지만 누구나 그것의 영원불멸함을 원하죠. 치장의 의미가 그런 거잖아요? 사랑하는 사람을 아름답게 하려면 그녀의 약점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죠. 다이아몬드를 낌으로써 덧없이 짧은 우리의 삶이 영속성을 얻었다고, 죽음에게 경고를 보내는 거죠.” 뒤돌아보면 리들리 스콧의 영화엔 일관성이 있었다. 그의 메세지엔 '탐욕'과, '믿음', 그리고 '처형'이 결속되어 있다. '탐욕'은 어떠한 '의도'와 '행위'에 치중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인간의 '원초적 내면'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걸 묘사하곤 했다. '인간이라면 본능적으로 탐욕을 부리고' 관객들은 그것에 쉽게 몰입할 수 있게 주요인물들에게 보편적인 감정선을 세우는 것이다. 이 영화는,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압도적으로 깊이가 있다. 무자비한 탐욕 앞에 헛된 것을 믿으며 삶을 부지하던 인물이 사랑하는 존재가 처형되는 참혹함을 마주하는 순간까지의 이야기. “상대가 뭘 원하는지 알기 전엔, 그 사람을 모르는 거야.” 리들리 스콧은 '영화계의 전쟁광'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킹덤 오브 헤븐>, <나폴레옹> 같은 전투씬을 훌륭하게 스크린에 담아내는 감독이지만 <한니발>, <바디 오브 라이즈>에서처럼 인물의 내면을 깊이 파고드는 능력도 탁월하다. 캐릭터가 어떠한 사건으로 감정이 변화화는 과정을 아주 매끄럽게 이야기해주며, 궁극적인 감정선 역시 난잡한 영화적 요소 없이, 수많은 감독이 '극적이려 보이려 하는' 실수를 저지를 때, 스콧은 끝까지 간다. 반전도, 꾸며냄도 없는 그 인물에 대한 진실된 감정을 표현한다. 카운슬러의 감정이 그러했다. “스너프 영화 본 적 있어? 보고 싶어? 실제 살인을 찍는 스너프 영화는 대부분 영화를 보는 고객이 제작비를 대. 젊은 여자가 카메라를 보며 우는데 목이 잘려 나갔대. 다음 번 마약할 때 그걸 생각해봐.“ ”난 마약 안 해.“ “그거 다행이네. 이후의 일은 네 상상을 초월하거든. 스키마스크 쓴 작자가 등장해서 목 잘리고 바둥거리는 시체를 강간해. 바로 그 자가 제작비를 댄 거지. 대충 얼마나 들까?“ 스콧의 영화에서 '어설픈 믿음을 가진 자'의 최후는 늘 파국이었다. <델마와 루이스>에서 순간적인 호감으로 제이디를 믿었던 델마는 돈을 잃고, <올 더 머니>에선 게티가 고대 유물이랍시고 선물한 것을 믿고 있다가 기념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곤 상당한 배신감을 느낀다. 이것만 보면 스콧이 '믿음'이라는 걸 늘 비관적으로 그려내는 것 같겠지만, <킹덤 오브 헤븐>에서는 예루살렘을 지킬 수 있다고 믿었던 발리앙처럼,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에서 신에 대한 믿음 하나로 히브리인들을 지킬 수 있었던 모세처럼.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으면 결코 무너지지 않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카운슬러 경우에는, 그 믿음의 무게가 심하게 부실했다는 걸 알 수 있다. “탐욕이 당신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갔구나.” “탐욕이 만든 게 아니라, 그게 탐욕 그 자체지.” 또, 그의 영화에선 '죽음'이라는 것이 '희생'과 '처형'으로 구분되는데, '희생'이 인물의 성장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지는 죽음이라면, '처형'은 인물의 '나락'을 상징하는 비극에 해당된다. 오히려 자신이 당하는 것은 쉬운 일일지도 모른다. 더 이상 쫓기지 않아도 되고, 더 이상 무언가를 잃을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까. 하지만, 잃을 게 분명히도 확실했던 카운슬러에게 있어서 '처형'이라는 건 너무나도 치명적이었다. 아직도 스너프 CD를 받은 채 절망적인 눈물을 흘리던 카운슬러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마차도는 죽은 아내를 단 1시간만 되살릴 수 있다면 자기가 지은 모든 시를 맞바꿨을 거야. 왠지 알아? 누구든 슬픔에 빠지면 감정이 이성을 지배해서 뭐가 더 가치 있는지 판단을 못 하거든. 사람은 슬픔을 잊을 수 있다면 조국도 팔아 치우지만 슬픔으론 아무것도 살 수가 없어. 왜냐하면 슬픔은 아무런 가치가 없으니까.“ “왜 나한테 그런 말을 하죠?” “자네 세상의 현실을 계속해서 부정하니까. 가야 할 길은 이미 정해져 있는 거야. 갇혀 있는 세상은 당신의 선택으로 창조됐고, 자네 존재가 사라지면 그 세상도 같이 사라져. 하지만 자기 세상의 끝을 아는 사람들에게 죽음은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지지. 죽음이란 그가 가진 모든 실체의 소멸이라 그들조차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그로 인해 거창한 인생 계획 속에 숨겨진 그 사람의 진정한 본성이 마침내 드러나는 거지.” 어떠한 반전 없이 잔잔하게 전개됐던 흐름이라 더 얼얼했던 영화. 그 동안 리들리 스콧에게서 이토록 스타일리쉬하고 간결한 매력은 찾아볼 수 없었는데, '화려하지 않아도 화려한 듯한 느낌이 들게 관객들을 착각시키고 매료시키는' 환상적인 작품이었다. “사람 소리가 들리면 무조건 쏴요. 그러곤 불을 켜서 누가 죽었나 보죠.” “왜 그런 짓을 하죠?” “재미 삼아서요. 죽음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보여주려고.” [이 영화의 명장면] 1. 카(와)섹스 말키나의 욕구가 얼마나 기괴하고 무서운지 알게 되는 장면. 뭔가를 보고 쉽게 무서워하지 않던 레이너조차 그녀에게 두려움을 느낄 정도였으며, 그 두려움의 원천은 '말키나가 뭔가를 저지를 것'이라는 인상이 아니라, '이 여자는 결코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직감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가오리는 물 밑바닥에서 헤엄을 쳐 쉽게 포식자에게 거리를 내주지 않는다고 한다. “갑자기 난데없이 말키나가 속옷을 벗더니 나한테 건내곤 내리는 거야. 그러곤 차 위로 올라가더라고. 그러더니 허리를 치마까지 올리곤 앞유리에 대더라. 노팬티라서 매끈하게 제모한 게 적나라하게 보였지. 댄서 출신답게 다리를 일자로 쫙 벌리더니 위아래로 비벼대기 시작했어. 그러곤 내가 보고 있나 살피더라. 내가 그 상황에서 이메일 확인했겠냐? 그러곤 거꾸로 내게 키스하곤 오르가즘을 느낀다고 하더라고. 보고 있으면서도 믿기질 않더라고. 가오리가 생각나더군. 유리벽에 바짝 붙어 헤엄쳐다니는 넓적한 물고기 말이야. 뭐랄까, 환각 같았지. 그런 거 한번 보면 사람이 달라져.“ 2. 웨스트레이의 최후 이 영화의 살해 방식은 조금 일반적이지 않은 경향이 있는데, '와이어맨'의 와이어 살인도 그렇고, 로라의 사체 역시 '어떤 식으로 살해가 되었을지 상상하게 된다는 점'에서 마찬가지였다. 그 중 단연 압권은 바로 웨스트레이에게 쓰인 '살해에 특화된 최첨단 기계'의 도입이었다. 걸리는 순간 스스로 저지할 수 없으며 '무기력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그 찰나의 수치가 그에겐 가장 큰 고통이었을 것이다. 잘리는 손가락보다, 피가 솟구치는 목덜미보다. “엿 먹어!” 겁이 많으면 느낄 수 있는 고통도 많다 어설픈 믿음은 더 큰 화가 되어 돌아온다 사냥꾼이 되지 못 한다면 사냥을 당하는 끔찍한 사슬에 관한 이야기 그 사슬에 연루되어있는 것들은 모두 일반적인 듯 깊이가 다른 인간의 내면이었다 “그 사냥꾼에겐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기품, 아름다움 그리고 순수함이 있어. 그렇다고 본질과 본능을 혼동하진 마. 녀석의 본능은 죽이는 거니까. 우리하곤 너무나도 달라. 사람을 몰락시키는 건 싸구려 감상이지. 겁쟁이보다 더 잔인한 건 없어.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끔찍한 일들 우리 상상을 뛰어넘을 거야.” “필요 이상으로 많이 말해주네.” “그럼 그만할게. 이제 주문할까? 배고파 죽겠어.”
이동진 평론가
3.0
의미의 소화불량.
주녕
3.0
너무 난해해서 힘들어지는 영화. 기가 막힌 배우진의 열연과 코맥 매카시 작가 영화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에 빨려 들어가긴 하지만 어디에 빨려들어간 건지 알 수 없다. 블랙홀인가...
아휘
4.5
이만하면 걸작이지. 입체적인 캐릭터, 테마 나르는 스토리, 배우 매력 온전히 빼내는 연출력, 삶의 이면 담은 간접화 대사, 적절한 구도와 카메라워킹, 더 뭐?
재윤
3.5
감흥 없는 코맥 매카시의 장광설.
선우
3.0
알맹이 없는 리들리 스콧
조정희 영화평론자
3.0
"세상은 계획 대로 분개하지 않으며 그 이면에 존재 하는 욕망 때문에 우연은 양해 되지 않는다" 리들리 스콧의 영상과 코맥 메카시의 각본은 이음새가 맞지 않았다. 두 편의 영화를 본 느낌. 후반부의 다급한 철학적 대사 들로 이음새를 마무리 하기엔 코맥 메카시의 각본의 깊이와 무게가 너무 깊고 무거웠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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