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들썩였던 2008년. 리투아니아의 작은 마을 역시 불황과 실업의 파도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다니던 공장에서 해고된 비타스는 아내의 닦달을 이기지 못하고 새 직장을 알아보지만 구직은 결코 쉽지 않다. 어렵게 구한 직장은 첫 출근날 실수였다며 채용을 취소한다. 의욕도 목적도 잃은 그에게 남은 것이란 미용사 마리야와의 로맨스, 그리고 예수를 봤다고 말하는 동영상 속의 어떤 남자를 추적하는 일뿐이다. 안드루스 블라제비시우스의 데뷔작 는 절망이 일상이 된 오늘, 삶의 목적이란 무엇이고 그것을 이룬다는 것의 의미가 어떤건지 곱씹게 한다. 직장도 없이, 불륜도 실패하고 아내에게도 버림받은 비타스가 유일하게 성공하는 건 예수를 봤다는 남자의 추적이다. 하지만 허망하게 끝나고 마는 그 추적을 뒤로하는 비타스의 길 잃은 모습은 사회적 혼란과 경제위기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 유럽의 씁쓸한 초상 같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