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유효하지만 식상한 소재들이 있다. 이성과 감정이 채 성숙되지 않아 갈등이 엉켜드는 학교라는 공간은 영화적 소재로서는 매우 탁월하므로 동시에 손쉽게 사용되기도 한다. <거미줄>은 식상할 수 있는 소재를 신선한 구성으로 전달하는 데에 성공한 작품이다. 극 초반 보이는 ‘일상의 교실’은 극이 진행되면서 점점 괴리감을 드러내고, 이곳의 비밀이 하나하나 드러난다. 내레이션은 나지막하게 들리지만, 그 속의 진실은 점점 증폭되어 커진다. 그렇기에 다시 극 초반의 ‘평소와 다를 것 없는 교실’을 떠올렸을 때 드는 감정은 공포감일 수밖에. (김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