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4.5독신자 젊은 링컨이 클레이 가족의 누명을 벗겨주고 본인은 폭풍우로 화하는 모습이나 <수색자>의 독신자 이든이 소녀를 구원하고 아득한 소실점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포드의 영웅은 애초부터 타자의 존재이며 보상 없이 희생하고 결국 어둠으로 고독하게 귀결되는 인물이 아닌가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무성영화 시대 작품인 <세 악당>에서도 고아인 소녀를 위해 남편감을 구해주고 악당으로부터 그녀를 지키며 저 먼 지평선으로 산화하는 영웅들을 보며, 단번에 그들이 포드적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무성 영화에서부터 본인의 인물상을 견지해온 것인 포드의 일관성이 반가웠고 그 뚝심이 대단한 것 같았다. 그럼에도 더욱 감탄하게 만든 것은 역시 포드 영화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라 할 수 있는 '운동(motion)'이었다. 서부의 골드러쉬를 위해 달려가는 수많은 사람, 마차, 말 등이 서부의 사막에서 빚어내는 직선 주로의 질주가 포드 영화의 클리셰라 말하기 무안하게 역시 아름답고 생동감 넘쳤다. 그중 인상 깊은 순간을 꼽아보자면 질주 전 몽타주씬과 여동생 장례식씬이 있는데, 질주 전 그것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찬찬히 몽타주로 보여주는 장면은 그 리듬감도 좋았고 포드의 필살기인 질주를 위해 예열하는 느낌이 있어 긴장감은 물론이고 장면이 주는 온기가 가득했다. 또한 여동생의 장례식 씬에서는 여동생의 무덤 앞에 슬픔으로 멈춰있는 전경의 인물들 뒤로 저 멀리 후경에 작게 배치된 수많은 말과 마차들이 부드럽게 지나가는데, 프레임의 구도 자체도 인상 깊었지만 전경의 죽음과 대비를 이루며 지속되고 있는 생의 운동에 어떤 영속성을 새기는 것 같아 묘한 희망도 느껴졌다. 돌이켜보면 죽음 앞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 포드의 배짱이 체현되는 순간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세 악당>은 무성영화 시대 때 포드적 영웅상과 운동성을 확립한 포드 세계의 기반과도 같은 작품이며 나에게는 그의 후기 걸작 영화들에 준하는 소중한 작품으로 여겨진다. 이 영화가 여타 포드 영화보다 유독 좋았던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진 못하겠다. 다만 사막에 버려진 아기를 구해준 이름 모를 남자의 따뜻함이 계속 눈에 밟힌다고는 말할 수 있겠다.좋아요3댓글0
존 시나5.0존 포드의 '네 아들' 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무성영화는 무성영화대로 유성영화가 가지고 있지 않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런 잠자리에서 듣는 한편의 이야기같은 감동적인 영화에서는 그 장점이 확 드러나는것 같다. 생각이상으로 너무나도 귀여운 영화였다. 보는내내 흐뭇해지는 미소가 나오다가, 마지막의 지평선의 세 악당을 보면서 순간 울컥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더라. 무성영화라 인지도가 적지만, 포드의 대표작들 라인업에 넣어도 전혀 손색없다.좋아요1댓글0
김재범
4.5
독신자 젊은 링컨이 클레이 가족의 누명을 벗겨주고 본인은 폭풍우로 화하는 모습이나 <수색자>의 독신자 이든이 소녀를 구원하고 아득한 소실점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포드의 영웅은 애초부터 타자의 존재이며 보상 없이 희생하고 결국 어둠으로 고독하게 귀결되는 인물이 아닌가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무성영화 시대 작품인 <세 악당>에서도 고아인 소녀를 위해 남편감을 구해주고 악당으로부터 그녀를 지키며 저 먼 지평선으로 산화하는 영웅들을 보며, 단번에 그들이 포드적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무성 영화에서부터 본인의 인물상을 견지해온 것인 포드의 일관성이 반가웠고 그 뚝심이 대단한 것 같았다. 그럼에도 더욱 감탄하게 만든 것은 역시 포드 영화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라 할 수 있는 '운동(motion)'이었다. 서부의 골드러쉬를 위해 달려가는 수많은 사람, 마차, 말 등이 서부의 사막에서 빚어내는 직선 주로의 질주가 포드 영화의 클리셰라 말하기 무안하게 역시 아름답고 생동감 넘쳤다. 그중 인상 깊은 순간을 꼽아보자면 질주 전 몽타주씬과 여동생 장례식씬이 있는데, 질주 전 그것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찬찬히 몽타주로 보여주는 장면은 그 리듬감도 좋았고 포드의 필살기인 질주를 위해 예열하는 느낌이 있어 긴장감은 물론이고 장면이 주는 온기가 가득했다. 또한 여동생의 장례식 씬에서는 여동생의 무덤 앞에 슬픔으로 멈춰있는 전경의 인물들 뒤로 저 멀리 후경에 작게 배치된 수많은 말과 마차들이 부드럽게 지나가는데, 프레임의 구도 자체도 인상 깊었지만 전경의 죽음과 대비를 이루며 지속되고 있는 생의 운동에 어떤 영속성을 새기는 것 같아 묘한 희망도 느껴졌다. 돌이켜보면 죽음 앞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 포드의 배짱이 체현되는 순간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세 악당>은 무성영화 시대 때 포드적 영웅상과 운동성을 확립한 포드 세계의 기반과도 같은 작품이며 나에게는 그의 후기 걸작 영화들에 준하는 소중한 작품으로 여겨진다. 이 영화가 여타 포드 영화보다 유독 좋았던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진 못하겠다. 다만 사막에 버려진 아기를 구해준 이름 모를 남자의 따뜻함이 계속 눈에 밟힌다고는 말할 수 있겠다.
존 시나
5.0
존 포드의 '네 아들' 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무성영화는 무성영화대로 유성영화가 가지고 있지 않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런 잠자리에서 듣는 한편의 이야기같은 감동적인 영화에서는 그 장점이 확 드러나는것 같다. 생각이상으로 너무나도 귀여운 영화였다. 보는내내 흐뭇해지는 미소가 나오다가, 마지막의 지평선의 세 악당을 보면서 순간 울컥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더라. 무성영화라 인지도가 적지만, 포드의 대표작들 라인업에 넣어도 전혀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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