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미인4.0그의 아버지가 모리꼬네에게 트럼펫을 불게 한 이유는 본인이 악기로 한 가족을 부양한 까닭도 있겠지만 평화적인 직업 기술로 그를 보호하려는 목적도 있었을 것이다. 전후 혼란스럽고 엄혹한 시대에도 아들은 군악대로 입대할 수 있었으니까. 다큐멘터리에서 이러한 정치적 입장은 배제된다. 굳이 말하지 않은 것이 맞을 것이다. 이탈리아 자국 영화계의 흥망성쇠를 토로하지도. 아카데미가 그를 버렸던 이유에 대해서도 따로 질타하지 않는다. 다만 마카로니 웨스턴 풍의 음악을 원했던 타란티노에게 진중한 고향곡을 작곡해 주고 노년에 아카데미 음악상을 처음으로 거머쥐며 울먹이는 엔니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존엄이 봉준호가 4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환하게 웃을 수 있었던 밑바탕이기도 할 것이다. 그가 그려낸 겸허 존엄 사랑의 관념어들은 상상된 가치이기에 파괴되기도 쉽다. 그래서 더더욱 정치와 시대의 색채로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시대의 맥락이 모두 제거된 후에도 엔니오는 오래도록 호명될 이름이고 음악이니까. 그 관념어가 가진 시끄러운 정쟁이 표현되지 않은 것은 우리 삶의 결정적 순간이 모두 무음인 것과 마찬가지이고,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 종이 울리지 않는 까닭이기도 하다. 대신 우리는 그의 음악으로 상상된 가치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귀를 통해 감각할 수 있었다. 평화적인 직업 기술을 오래도록 연마한 숙련된 장인으로부터. 그의 아버지가 맨처음 원했던 대로.좋아요155댓글4
신상훈남4.5“그는 과거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봤죠. 음악의 ‘어제’와 ‘내일’을 생각한 거예요.” 문득 엔니오 모리꼬네라는 사람을 그저 ‘천재’라고 정의하는 건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 그리고 모든 노력들에 실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천재’ 같았던 게 아니라, ‘음악을 너무 사랑해서’ 지금 엔니오가 된, 마치 연인을 사랑하듯 자연스럽게 악보를 바라보고 선율을 떠올리며 우리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음악은 음으로 쌓는 건축이에요. 벽돌은 어디나 똑같지만 건물은 전부 다르잖아요.” “그렇담 엔니오는 대성당을 지었네요.” 내 앞에 앉으신 어르신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끊임없이 눈물을 훔치셨다. 그 눈물이 부러웠다. 이 시대를 살아가며 수많은 ‘좋은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하며 살았었는데, 이 영화를 온전히 느끼지 못 하고 난 ‘엔니오 모레꼬네가 이렇게 대단한 음악가였구나’ 생각할 뿐이었다. 어르신은 이 영화를 보며 ‘극장을 가던 청춘 시절’이며, ‘엔니오처럼 무언가를 간절히 노력했던 기억’은 물론, ‘가슴으로 품었던 수많은 영화, 그리고 수많은 음악’까지 많은 것들을 떠올리며 영화를 200%로 감상하셨을 게 분명하다. “다들 대단한 것 같은데 난 아닌 것 같아서 내 자신이 수치스러웠죠.” ‘위대한 음악가’였던 그도 수치심을 느꼈었다. 엔니오처럼 되고 싶어 하는 수많은 현대인들은 ‘나까짓 게 뭘 할 수 있겠어’ 계속해서 낙담하고 위축된다. 엔니오의 ‘성공’은 그들을 위한 최고의 위로였다. 엔니오는 태어났을 때부터 빛난 게 아니었다. 영재들이 넘치는 곳에선 평범했고 실패도 겪었으며 수많은 음악을 작곡하기까지 어떠한 상도 받지 못 했었다. 중요한 건 ‘그곳에서 주저앉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영원한 고찰’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고찰’이라는 건, 결코 어려운 게 아니라고 용기를 주고 있었다. 그의 그런 음악을 작곡했다. “내 곡에는 객관적이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아내에게 모든 곡을 들려줬죠. 아내가 승인한 곡만 감독에게 보여줬죠.” 아무도 강압적으로 엔니오의 노래를 듣게 한 적 없었다. ‘찾아와줘’라며 그가 부탁한 적 없었고, 좋은 노래를 영원히 찾아 헤매는 우리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우리 스스로 ‘찾아간 것’이었다. 인기 많은 자 주변에 항상 사람들이 둘러싸이는 것처럼, 그의 음악도 마찬가지였다. 세상에 음악을 듣지 않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마음에 영원히 남는 음악을 찾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도 없었으니까. “모두가 그의 음악을 좋아해요. 그게 누가 가르쳐서일까요?” [이 영화의 명장면 📽️] 1. 지휘 머릿속으로 그린다. 자신이 떠올리는 선율을 완벽하게 연주해주는 오케스트라를. 그리고 그들이 그럴 수 있게 지휘하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야 해서’ 떠올리는 게 아니었다. ‘떠올리고 싶으니까’, ‘떠올리지 않으면 미치겠으니까’ 그런 것이다. 엔니오가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는지, 너저분한 방안에서 홀로 지휘를 하고 저 모습에서 다 티가 난다. 무언가를 저렇게 간절히 좋아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멋졌고 부러웠다. “정말 매혹적인 곡이에요. 우리 마음을 안아주고 한참을 머릿속에 맴돌죠. 평생 이것만 들으면서 살 수 있을 정도니까요.” 2. 은퇴를 앞두고 <미션>이라는 작품을 의뢰받았지만 그는 ‘음악 없이도 최고인 작품’이라 판단하고 거절한다. 자신의 음악이 명작의 위대함을 깎아내릴까 봐 덜컥 겁을 낸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떠오르는 악상을 견디지 못 하고 감독에게 전화를 건다. 그리고 그가 떠올렸던 아름다운 선율을 허밍으로 들려준다. 그 곡이 바로 ‘가브리엘의 오보에’였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듯 자연스럽게 써내려갔던 악보. 엔니오의 머리는 ‘은퇴’를 생각했었지만, 그의 마음 속에는 아직 ‘영화음악을 향한 사랑’이 그 누구보다도 가득했다. “아내에게 1970년까지만 하고 그만두겠다고 말했어요. 1970년엔 1980년까지 하겠다고 했고, 1980년엔 1990년, 1990년엔 2000년까지. 더는 그런 말 안 해요.” 그는 음악을 사랑했고 영화를 사랑했고 그것을 즐길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했다 그는 세상을 떠나며 그를 추억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고 자신에게 추억되는 많은 곡들을 떠올리고 분명히 ‘영화음악 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생각이 바로 곡이 되진 않아요. 작곡가는 빈 종이 위에 뭘 적을까요. 그것을 찾아야 해요. 뭘 찾을까요?”좋아요95댓글0
Fred의 영화일기4.5나의 거장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성실했고 더 열정적이었으며 더 멋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정말 기뻤다.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내 마음이 진정 가치없지 않았음을 알게돼서.좋아요58댓글0
이동진 평론가
3.5
영화에 영혼이 깃들어 영원이 된 순간들.
석미인
4.0
그의 아버지가 모리꼬네에게 트럼펫을 불게 한 이유는 본인이 악기로 한 가족을 부양한 까닭도 있겠지만 평화적인 직업 기술로 그를 보호하려는 목적도 있었을 것이다. 전후 혼란스럽고 엄혹한 시대에도 아들은 군악대로 입대할 수 있었으니까. 다큐멘터리에서 이러한 정치적 입장은 배제된다. 굳이 말하지 않은 것이 맞을 것이다. 이탈리아 자국 영화계의 흥망성쇠를 토로하지도. 아카데미가 그를 버렸던 이유에 대해서도 따로 질타하지 않는다. 다만 마카로니 웨스턴 풍의 음악을 원했던 타란티노에게 진중한 고향곡을 작곡해 주고 노년에 아카데미 음악상을 처음으로 거머쥐며 울먹이는 엔니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존엄이 봉준호가 4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환하게 웃을 수 있었던 밑바탕이기도 할 것이다. 그가 그려낸 겸허 존엄 사랑의 관념어들은 상상된 가치이기에 파괴되기도 쉽다. 그래서 더더욱 정치와 시대의 색채로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시대의 맥락이 모두 제거된 후에도 엔니오는 오래도록 호명될 이름이고 음악이니까. 그 관념어가 가진 시끄러운 정쟁이 표현되지 않은 것은 우리 삶의 결정적 순간이 모두 무음인 것과 마찬가지이고,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 종이 울리지 않는 까닭이기도 하다. 대신 우리는 그의 음악으로 상상된 가치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귀를 통해 감각할 수 있었다. 평화적인 직업 기술을 오래도록 연마한 숙련된 장인으로부터. 그의 아버지가 맨처음 원했던 대로.
신상훈남
4.5
“그는 과거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봤죠. 음악의 ‘어제’와 ‘내일’을 생각한 거예요.” 문득 엔니오 모리꼬네라는 사람을 그저 ‘천재’라고 정의하는 건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 그리고 모든 노력들에 실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천재’ 같았던 게 아니라, ‘음악을 너무 사랑해서’ 지금 엔니오가 된, 마치 연인을 사랑하듯 자연스럽게 악보를 바라보고 선율을 떠올리며 우리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음악은 음으로 쌓는 건축이에요. 벽돌은 어디나 똑같지만 건물은 전부 다르잖아요.” “그렇담 엔니오는 대성당을 지었네요.” 내 앞에 앉으신 어르신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끊임없이 눈물을 훔치셨다. 그 눈물이 부러웠다. 이 시대를 살아가며 수많은 ‘좋은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하며 살았었는데, 이 영화를 온전히 느끼지 못 하고 난 ‘엔니오 모레꼬네가 이렇게 대단한 음악가였구나’ 생각할 뿐이었다. 어르신은 이 영화를 보며 ‘극장을 가던 청춘 시절’이며, ‘엔니오처럼 무언가를 간절히 노력했던 기억’은 물론, ‘가슴으로 품었던 수많은 영화, 그리고 수많은 음악’까지 많은 것들을 떠올리며 영화를 200%로 감상하셨을 게 분명하다. “다들 대단한 것 같은데 난 아닌 것 같아서 내 자신이 수치스러웠죠.” ‘위대한 음악가’였던 그도 수치심을 느꼈었다. 엔니오처럼 되고 싶어 하는 수많은 현대인들은 ‘나까짓 게 뭘 할 수 있겠어’ 계속해서 낙담하고 위축된다. 엔니오의 ‘성공’은 그들을 위한 최고의 위로였다. 엔니오는 태어났을 때부터 빛난 게 아니었다. 영재들이 넘치는 곳에선 평범했고 실패도 겪었으며 수많은 음악을 작곡하기까지 어떠한 상도 받지 못 했었다. 중요한 건 ‘그곳에서 주저앉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영원한 고찰’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고찰’이라는 건, 결코 어려운 게 아니라고 용기를 주고 있었다. 그의 그런 음악을 작곡했다. “내 곡에는 객관적이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아내에게 모든 곡을 들려줬죠. 아내가 승인한 곡만 감독에게 보여줬죠.” 아무도 강압적으로 엔니오의 노래를 듣게 한 적 없었다. ‘찾아와줘’라며 그가 부탁한 적 없었고, 좋은 노래를 영원히 찾아 헤매는 우리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우리 스스로 ‘찾아간 것’이었다. 인기 많은 자 주변에 항상 사람들이 둘러싸이는 것처럼, 그의 음악도 마찬가지였다. 세상에 음악을 듣지 않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마음에 영원히 남는 음악을 찾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도 없었으니까. “모두가 그의 음악을 좋아해요. 그게 누가 가르쳐서일까요?” [이 영화의 명장면 📽️] 1. 지휘 머릿속으로 그린다. 자신이 떠올리는 선율을 완벽하게 연주해주는 오케스트라를. 그리고 그들이 그럴 수 있게 지휘하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야 해서’ 떠올리는 게 아니었다. ‘떠올리고 싶으니까’, ‘떠올리지 않으면 미치겠으니까’ 그런 것이다. 엔니오가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는지, 너저분한 방안에서 홀로 지휘를 하고 저 모습에서 다 티가 난다. 무언가를 저렇게 간절히 좋아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멋졌고 부러웠다. “정말 매혹적인 곡이에요. 우리 마음을 안아주고 한참을 머릿속에 맴돌죠. 평생 이것만 들으면서 살 수 있을 정도니까요.” 2. 은퇴를 앞두고 <미션>이라는 작품을 의뢰받았지만 그는 ‘음악 없이도 최고인 작품’이라 판단하고 거절한다. 자신의 음악이 명작의 위대함을 깎아내릴까 봐 덜컥 겁을 낸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떠오르는 악상을 견디지 못 하고 감독에게 전화를 건다. 그리고 그가 떠올렸던 아름다운 선율을 허밍으로 들려준다. 그 곡이 바로 ‘가브리엘의 오보에’였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듯 자연스럽게 써내려갔던 악보. 엔니오의 머리는 ‘은퇴’를 생각했었지만, 그의 마음 속에는 아직 ‘영화음악을 향한 사랑’이 그 누구보다도 가득했다. “아내에게 1970년까지만 하고 그만두겠다고 말했어요. 1970년엔 1980년까지 하겠다고 했고, 1980년엔 1990년, 1990년엔 2000년까지. 더는 그런 말 안 해요.” 그는 음악을 사랑했고 영화를 사랑했고 그것을 즐길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했다 그는 세상을 떠나며 그를 추억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고 자신에게 추억되는 많은 곡들을 떠올리고 분명히 ‘영화음악 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생각이 바로 곡이 되진 않아요. 작곡가는 빈 종이 위에 뭘 적을까요. 그것을 찾아야 해요. 뭘 찾을까요?”
요셉안
4.0
가끔 영화의 최고 명대사는 음악이 아닐까
스테디셀러
3.5
살면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영화는 장면과 음악이 대화하는 순간을 담은 영화가 아닐까.
뭅먼트
3.5
영화 음악계의 위대한 건축가, 엔니오 모리코네. 그의 음악은 범접할 수 없는 영원성과 불변성으로 언제 어디서나 관객을 설레게 만든다.
Fred의 영화일기
4.5
나의 거장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성실했고 더 열정적이었으며 더 멋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정말 기뻤다.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내 마음이 진정 가치없지 않았음을 알게돼서.
푸돌이
4.5
’타란티노식 허풍‘으로 말해보자면 2시간 36분이 23분 6초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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