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한 공장. 야음을 틈타 기계들이 반출되자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될까 노심초사한다. 노사 간 충돌이 일어나고 공장은 반쯤 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새로운 비전도 생겨난다. 이 영화는2008년 이래 현재까지도 많은 유럽인의 삶을 잠식하고 있는 경제위기를 배경으로 하며, 실제 포르투갈의 엘리베이터 공장에서 벌어진 노사 갈등에서 영감을 얻었다. 삭막한 공장 풍경과 노동을 정체성으로 삼는 인물들의 초상을 사실적으로 비추거나 인터뷰 형식을 취하는 것은 다큐멘터리로 영화계에 입문한 감독의 스타일을 반영한다. 이탈리아 교수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자본주의의 속성에 관한 토론은 인간과 노동의 가치, 기계화에 대한 비판적 성찰로 이끌며, 너무도 당연시되는 시장의 법칙, 기계와 돈이 지배하는 야만화를 꼬집는다. 이윤을 넘어 오직 인간만이 창출해 낼 수 있는 가치를 논하는 부분은 변화하는 패러다임 속에서도 불변하는 것들에 대한 성찰로 빛난다. (이수원)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