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운영하는 전통 막걸리 양조장을 도우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열여덟 살 다슬. 하지만 막걸리의 맛을 좌우하는 누룩의 출처를 알 수 없다는 이유로 다슬네 막걸리는 정식 유통이 불가능했고, 결국 비밀스럽게 동네 사람들에게만 술을 팔아왔다. 현대적인 방식으로 양조장을 바꾸고 싶었던 오빠 다현은, 아버지와 동생 몰래 오래된 누룩을 버리고 시중 누룩으로 교체해 버린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리라 생각했지만, 그날 이후 다슬은 “누룩이 사라졌다”며 병처럼 앓아눕는다. 점점 나빠지는 다슬의 상태에 처음에는 황당했던 다현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누룩의 흔적을 발견하게 되고, 다슬과 다현은 노숙자들과의 한바탕 소동을 겪으며 외면했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다슬이 집착했던 누룩은 단지 맛의 비밀이 아닌 과거에 대한 집념이자 가족이 붙잡고 있던 무형의 부담으로, 과거를 온전히 껴안고 그 집착을 놓아야 비로소 새로운 발효가 시작된다는 깊은 여운의 메시지를 남긴다. 27회 BIFAN에서 소개된 단편 <내 귀가 되어줘>로 깊은 인상을 남긴 장동윤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 <누룩>은 더욱 섬세해진 이야기 전개와 연출로 그의 성장을 보여준다. 각본과 연출을 모두 맡은 이번 작품에서 감독은 '누룩'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통해 가족, 전통, 집착, 그리고 용서와 회복이라는 무게감 있는 주제를 풀어낸다. 누룩이 사라진 자리에 새로 피어나는 가족과 자아 회복의 의미가 천천히 익어가는 누룩처럼 묵직하게 관객의 마음을 건드린다. (김관희)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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