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40대 가장 사이드는 독실한 신앙심을 가지고 있다. 어느 날 그의 부인이 택시기사에게서 매춘부로 오인받아 성추행을 당한 일이 생기자, 그는 분노에 사로잡혀 복수를 결심한다. 복수할 대상을 물색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다툼이 생기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안 좋아진다. 결국 길거리에서 매춘을 하는 여자들을 제거해서 사회의 악을 뿌리 뽑겠다는 생각에까지 미치게 되는데... 사실 그에 의해 희생되는 여성들은 단지 가정을 책임질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회의 약자일 뿐이다. 에브라힘 이라자드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인 〈거미의 독〉은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그릇된 신념과 여성혐오가 빚어낸 참극을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드러낸다. [박성호/2020년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