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사건을 해결하는 유능한 경관인 에르메스는 마약과의 전쟁이 시작되자 직업에서의 모순을 느끼게 된다. 하루에도 여러번 길거리에서 처단된 소위 “마약 범죄자”의 시신을 목도하며 스트레스성 피부염에 시달린다. 게다가 자주 집을 비운 사이 바람을 피게 된 아내와 자신의 동료 경찰을 폭행하기에 이른다. 또다른 남자 프리모는 복역중 뒷배를 봐주는 윗선에 의해 조기출소한다. 조울증과 분노조절장애를 겪는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과거를 청산하고자 하지만, 가장 자유를 만끽하는 순간에도 통제불능에 빠진다. 절제된 흑백화면과 롱테이크는 은밀하고도 개인적인 시간과 대화를 타임캡슐에 담듯 녹여내며 두 남자의 관계를 드러낸다. 그리고 온갖 아이러니와 모순을 내재한 현대사회에서 정의가 폭력으로 구현될 수 있는가를 질문하고 있다. (박성호) [2022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