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져 살던 아버지와 두 딸이 함께 살기 위해 집을 보러 다닌다. 아버지나 딸들이나 주머니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서울의 아파트는 꿈도 꿀 수 없다. 외곽에서 찾은 방 세 개짜리 신축빌라는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와 공과금을 합치면 대략 90만 원 정도다. 부담스러운 금액 앞에서 오랜만에 한데 모인 부녀관계의 어색함은 배가된다. 두 번째로 찾은 곳은 월세 40만 원의 오래된 주택이다. 노인 혼자 사는 그 집엔 시간의 흔적이 켜켜이 배어있다. 외따로 떨어진 신축빌라와 달리 이 주택은 시끌벅적하고 관계 중심적인 마을 공동체 안에 있다. 부녀가 어떤 선택을 할지 영화는 명확히 제시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예측할 수 있다. 이들의 오랜 어색함이 어느 곳에서 풀리고 온기를 회복할 수 있을지를 말이다. (남다은) [제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제6회 디아스포라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