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씨는 12년 전, 엄마가 죽고 난 후 홀로 살아왔다. 그러던 그가 죽을병에 걸렸다. 세상에 혈혈단신 혼자인데, 자신이 죽은 후가 걱정되어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제 그는 길에서 점점 더 자주 고꾸라진다. 한편, 그의 집 주인은 정 씨다. 그녀 또한 한 씨에게 월세를 받아서 빚 이자를 낼 만큼 경제적 사정이 곤궁하다. 그런데 7년 동안 살면서 한 번도 월세를 안 밀리던 한 씨가 월세 내는 날에 자꾸 지각을 하자, 그녀는 그의 집에 자주 드나들게 된다. 그리고 5일 후에 밀린 월세 두 달 치를 주겠다던 녀석이 이틀 째 전화를 받지 않자, 화딱지가 난 정 씨가 부리나케 옥탑방으로 올라간다. 근데 이 녀석이 현관문에 꼬꾸라져 있다. 숨을 안 쉰다. 갑자기 두려워진다.
[제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