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출판부장으로서 언제나 성실한 샐러리맨이었지만, 최근에는 한직으로 밀려난 지우(이영하 분). 인생을 건 헌신적인 노력이 이제는 완전히 무효화되고, 이제껏 자신을 지탱하고 있던 존재 이유 사라져 버리자, 깊은 상실감에 빠진다. 문화센터에서 동양화를 가르치는 30대 가정 주부로 애정 없는 남편과 무미건조한 결혼 생활에 순응하며 사는 은교(심혜진 분)는 자신이 그리는 동양화같이 아름다운 여인이다. 지우의 친구인 문화센터 원장으로부터 자연스런 만남을 가지게 된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되고, 그것은 자연스런 만남으로 이어진다.
만남은 밤샘 여행으로 바뀌고, 그들은 차츰 분별력을 잃어 가게 되는데. 일단 서로에 대한 열정에 휩싸이게 되자, 각각의 세계로부터 고립이라는 깊은 골짜기에 빠져드는 공포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의 감정이 시키는 대로 그 골짜기로 몰입해 들어간다. 특별한 밤을 함께 보내고 각자의 보금자리로 돌아가기 싫어진 그들은, 급기야는 둘만의 공간을 만들고 서로에게 깊이 빠져든다. 은교의 남편이 보낸 투서를 이유로 회사까지 그만 두게 된 지우는 절친한 동료의 과로사에 의해 더욱더 괴로워 하고 마침내 아내의 이혼 요구에 모든 외부로부터 자신을 단절시킨 채 더욱더 은교와의 관계에 몰두한다.
의미없는 결혼 생활에 순응하며 괴로워하던 은교도 자우와의 진정한 사랑에 눈뜨며 남편과 부모마저도 저버리며 지우에게 집착하고 자신들의 절실한 사랑의 절정이 영원하기만을 원한다. 이제, 그들은 더 이상 젊지도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잃어 버렸다고 느꼈지만, 비로소 그 순간에 그들은 자기 인생에서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시간을 영원히 지속시킬 것을 결심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