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가이며 법률 연구가인 안젤라 박사. 그녀는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자신의 연구를 위해 첸나이 중앙 교도소를 찾는다. 그녀의 연구 사례가 된 두 명의 사형수 비루만디와 테바는 서로를 죽이고 싶어하는 원수지간이며, 24명의 사람들이 무참히 살해된 사건의 비밀을 쥐고 있다. 과연 그들은 유죄이며 그들에게 내려진 판결은 정당했을까? 그러나 안젤라가 두 사람을 조사하기 위해 감옥 문을 열고 들어가던 날 교도소에서는 엄청난 폭동이 일어나고, 그녀를 안전하게 감옥 밖으로 내보내줄 유일한 사람은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사형수 비루만디다.
사형제도의 정당성에 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인도영화. 전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메시지는 사형제도의 부당함을 비판하는 것이지만,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영화는 충분히 시간을 들여 다층적인 구성과 설득력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간다. 하나의 이야기가 서로 정반대되는 이해관계에 있는 두 사람의 입을 통해 전혀 다른 두 개의 이야기로 변주된다는 설정은 <라쇼몽>을 떠올리게 하는 구성으로, 탄탄한 스토리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준다. 인도영화계의 든든한 버팀목이며 감독, 배우, 시나리오 작가로 다재다능함을 과시하고 있는 카말 하산이 감독, 각본, 제작, 주연을 맡았다. 진지하고 가볍지 않은 주제를 전하면서도 인도영화 특유의 유쾌함과 대중적인 매력은 그대로 갖추고 있으며, 편집과 촬영, 프로덕션 디자인 등 모든 영화적 요소에 있어 나무랄 데 없는 완성도를 보여주는 작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