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집

가난한 대학생 규빈(장규리)은 당장 기거할 집이 없어 난감하다. 근근이 학교를 다니는데, 목돈이 드는 월세방은 부담스럽고 얻을만한 자금도 없다. 규빈은 동동거리던 중 독거노인과 함께 사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고 마뜩잖지만 한 집을 찾는다. 그런데 우연찮게 찾은 그곳은 노년의 우아한 여인 금림(배종옥)이 사는 고급 아파트, 그야말로 완벽한 집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집에선 자꾸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영화 시작부터 공포감을 조성해 나가던 <완벽한 집>은 마침내 완벽한 공포 영화로 돌진한다. 추악한 욕망과 무속의 재앙, 잘 설계된 서사와 가슴 쓸어내릴 틈도 없이 부지런히 출몰하는 귀신을 모두 거느린 영화는 공포 회로를 가속시키며 완벽한 집을 악몽의 집으로 바꿔놓는다. 동시에 결핍에 찌든 인물들의 욕망과 심리를 집요하게 파헤치며 우리네의 삶을 해부한다. (홍은미)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