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고기

돈 있어야 먹을 수 있고 혼자 먹기엔 서러운 음식, 고기. 폐지를 주우며 외롭게 살고 있는 형준(박근형)은 우연히 만난 비슷한 처지의 우식(장용), 화진(예수정)과 ‘공짜’로 고기를 먹으러 다니게 된다. 혼자가 아닌 셋이 고기를 먹기 위해 뭉치는 순간, 노인 3인방은 마침내 살아있음을 느끼고 세상과 연결되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된다. 그러나 오래 가지 못하고 결국 덜미를 잡히고 마는데.. 뉴욕타임즈가 극찬한 올해의 영화가 온다! 입씨름에 주먹다짐까지 했던 형준과 우식, 그들을 타박하던 화진이 한 상에 둘러앉아 소고기뭇국을 나눠 먹는다. 종일 폐지를 줍고 골목에서 채소를 팔며 하루하루 버티던 이들은 긴말 없이도 서로 사정을 금세 이해한다. 생활고와 외로움 속에서 온기를 발견한 후, 세 사람은 고기를 맛보는 데 열중한다.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치른 첫 번째 “나쁜 짓”은 서울 전역을 누비는 ‘먹튀’ 모험으로 이어지고, 도망자가 된 이들은 추적을 따돌리며 젊음 같은 흥분을 되찾는다. 영화는 가벼운 범죄 코미디의 활력 속에서 삶과 죽음을 고찰하는 동시에, 노인 빈곤과 제도의 사각지대라는 현실 문제를 조명한다. 무엇보다 <사람과 고기>는 우정을 이야기한다. 혼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용기가 생기는 순간을 포착하며, 생의 막바지에 다시 청춘을 통과하는 세 친구의 우정을 그린다. 박근형, 장용, 예수정 배우의 거침없는 기운은 “살맛 나는” 생의 질주를 경쾌하고도 뭉클하게 완성한다. (차한비)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