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생각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일이 즐겁다.” 82세의 거장 마르코 벨로키오의 일상을 짐작하게 하는 말이다. 2021년에 처음 발표한 그의 코미디 단편 연작 <혹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의 첫 번째 장은 50세의 파우스토가 어머니의 사망 직후 그의 고향 보비오로 돌아오는 데에서 시작된다. 파우스토는 낯선 사람들에게 다가가 무례한 조언을 일삼는데, 늘 “혹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이라는 문장으로 운을 뗀다. 이탈리아 사회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관찰하는 감독 자신의 모습을 코믹하게 형상화한 것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두 번째 장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3년 후에 벌어지는 일이다. 유산으로 물려받은 집에 혼자 사는 파우스토는 여전히 일할 의사가 없다. 여러 사람이 차례로 그를 방문해 집을 팔라고 권유하며 갖가지의 충고를 한다. 파우스토는 이 위선적인 방문객들에게 공격적이지 않게 맞서며 본인은 삶의 방식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이 재미있고도 통쾌한 단편은 이 영화의 주인공처럼 명예나 남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완전한 독립성을 추구하며 사는 우리의 거장, 벨로키오의 작품임이 분명하다. (서승희)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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