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참한 서울의 월급쟁이 구선생에겐 주말마다 사진 촬영을 다니는 취미가 있다. 촬영 중 우연히 투기꾼들을 사진에 담게 되고 그들은 구선생을 기자로 오인하여 융숭한 대접을 한다. 그 사건을 계기로 구선생은 기자인 양 촬영을 다니다가 노동투쟁에 휩싸여 노동자들에게 카메라를 가지고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구타 당한다.
회사에서 부품처럼 일을 하는 구선생은 커다란 사회 안에서도 사회에 생채기 하나 못 내지만, 사회는 구선생에게 큰 상처를 주는 공평치 않은 구조 속에 놓여 있다. 그러고 보니, 그렇게 좋아하는 것을 한다는 것 자체에 행복을 느끼던 구선생은 전처럼 행복만을 느끼며 사진을 찍을까? 아니면, 트라우마를 안고 보답을 바라게 된 사랑 없는 취미로 전락되어 버렸을까. (임하연) [2023년 24회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