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가 ‘옥순’과 ‘춘자’ 두 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면서 할머니가 내뱉는 사소하고 무수한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그리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이야기는 어떤 때는 사소하게 느껴졌고, 어떤 때는 두터운 밀물처럼 다가왔다. 촬영하는 동안 내가 모르는 춘자와 나의 외할머니 옥순을 만나는 것이 반복되었다. 일제강점기를 지나온 여성이자 소시민으로 살아온 옥순의 일상적 노동을 기록했다. [2023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