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로 입양된 아이를 찾아 나선 19세 미혼모의 이야기. 원치 않은 임신으로 아이를 출산한 19살의 소녀가 외국으로 입양된 아이를 찾아나서는 가슴 시린 여정을 그린 작품. 19살에 원치 않은 임신을 하게 된 인화. 출산하자 마자 바로 입양 동의서에 지장을 찍고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배에 남겨져 있는 출산의 흔적(수술자국)으로 아이를 버렸다는 죄책감과 아이에 대한 그리움이 쌓여져만 가는 가운데 다시 아이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한 인화는 입양된 아이를 찾기 위해 씁쓸하고도 고독한 여행을 시작 하게 된다. 이 영화는 전수일 감독의 전작들처럼 고독한 영혼의 로드무비와 같은 패턴을 반복한다. 철저하게 자각된 고독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특수한 사회 속에서 길 잃은 자의 고독한 방황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19세의 주인공 인화는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성을 파는 상당수의 청소년 중의 한 명일 수 있다. 그러나 영화는 지금은 흔한 일이 돼버린 사회적 현상을 인물의 내면이 통과해가는 공간 안으로 흡수해버린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는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자마자 입양동의서에 지장을 찍은 인화의 진정한 여정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감독은 인위적인 사건을 통해 인화의 내면에 일어나는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움직임을 카메라가 조용히 따라가면서 인물이 지나가는 공간에 시선이 머물게 한다. 노래하고 춤추는 여학생들이 보이는 노래방 장면에서처럼 인물들은 무의식적 공간에 갇힌 존재이면서 또한 자신들도 모르게 공간 밖으로 이동하는 존재들이다. 인화의 아픔과 결단, 그리고 여행은 극적 사건을 통해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공간 속에서 이동하는 존재적 현실로서 움직일 뿐이다. 아이를 찾으려는 인화의 의지가 긴 공간의 배회 속에서 형성되는 것처럼 이 영화는 인물을 끌고 가지 않고 거꾸로 인물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 있다. (김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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