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인 조제프와 예쁜 재단사 오귀스틴이 만나, 드디어 나(마르셀)는 태어날 수 있었다. 어머니는 장에 가실 때마다 나를 교실에 맡기셨는데 학교가 세상 전부인 교사의 아들에게 아이들을 가르치는 아버지는 전능한 신이었다. 그날 '어머니는 말 안듣는 아이를 벌주셨습니다.'란 칠판 글씨를 보고 '엄만 나 벌 안 줘'라고 처음으로 반박했다. 아버지는 기뻐서 소리질렀지만 엄마는 책도 교실도 금지시켰다. 그러다 동생 폴이 태어났고 아버지는 마르세이유 제일의 공립 초등학교 교사로 승진하셨다. 여섯 살이 되어 학교에 들어간 나는 아이들이 알파벳을 더듬 대는 동안 마음껏 상상 속으로 노닐었다. 노처녀이던 이모가 결혼을 하자 고급공무원에다 부자인 이모부는 나의 전능하신 아버지와 보이지 않는 경쟁 관계가 되었다. 그해 여름 이모 가족과 우리는 시골 별장을 빌려 여름 휴가를 보내기 위해 떠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