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골 박노인의 부음을 전화로 전해듣고, 영화 감독인 큰아들 찬우(박철수)와 그의 처 혜리(정하현), LA에 사는 셋째아들 찬세(박재황), 카페를 경영하는 바람끼 많은 딸 미선(방은진), 각지 각처에 흩어져 다양하게 살고 있던 일가들이 분잡스럽게 고향으로 몰려든다. 몇십궤짝인지도 모르는 소주와 맥주 박스가 관처럼 쌓이며, 죽음처럼 적막했던 마을은 갑자기 오일장이 서는 시골 장터처럼 활기가 넘치고 잔치집처럼 분주해진다. 돼지 멱따는 소리와 곡소리가 뒤범벅인 상가. 상을 맞은 어머니는 말이 없다. 행랑방에 사는 씨가 불분명한 바우(김봉분)라는 악동은 작대기 하나를 들고 초상집을 휘젖고 다니며 아수라장을 만든다. 뒤늦게 도착한 LA에 사는 기독교신자 찬세가 독경소리가 울려 퍼지던 영전 앞에서 찬송가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를 부르기 시작한다. 한편 보험외판원을 하는 큰고모(유명순)와 작은 고모(홍윤정)는 아카디아를 몰고 나타난 배다른 오빠 팔봉(김일우)의 행세에 욕을 퍼붓다가 보험을 들어 주겠다는 말과 아들을 취직시켜 주겠다는 말을 듣자마자 입장을 바꾸어 아부에 여념이 없다. 아버지 속만 썩여온 막내 딸 미선은 서럽게 울기만 한다. 사촌, 팔촌끼리이지만 도시에서 온 아이들과 농촌에서 자란 아이들은 서로 흘겨보며 틈만나면 싸움질을 하고, 서울 아이들은 냄새나는 화장실이 싫다며 징징댄다. 읍네 로타리 다방 고마담(송옥숙)과 미스안(김보라나), 비디오 가게 주인 장달효(남포동 분)까지 상가에 들이닥치면서 상가는 한바탕 난장판이 된다. 산 사람들에게는 장례식도 만나고 먹고 마시며 세상일을 이야기 하는 삶의 연속일 뿐이고 대부분 죽음에는 무심하다. 상전야가 되어 망자의 극락왕생을 비는 빈상여놀이가 벌어지고 죽은자와 산자가 어울어진 굿판은 슬프고도 화려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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