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광선
Le rayon vert
1986 · 드라마/로맨스 · 프랑스
1시간 39분 · 1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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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순한 소녀 델핀느는 여름휴가를 맞이하지만 친구들로부터 함께 휴가를 보낼 기회를 거절당한다. 내성적이고 소심한 그녀는 휴가 기간을 혼자 보내야 하는 외로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 남자 친구를 구할 수 있기를 내심 바리지만 자신의 성격탓으로 뜻대로 되질 않는다. 그러나 델핀느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얼마전 친구로부터 녹색은 그녀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거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좋은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친구의 권유에 따라 노르망디에 있는 친구집에서 휴가를 보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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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건
4.0
소극적인 낭만주의자에게 우울이라는 숙제
Sleep away
5.0
스포일러가 있어요!!
Cinephile
4.5
두드리는 자에게 문이 열린다고 하지만, 그렇다면 매번 힘겹게 문을 두드려야 하는 사람의 삶은 가혹한 것이 된다. 다가가지 못하고 그저 멀찍이서 흐느끼는 여 인에게 소소한 기적을 허용하며, 영화는 신을 대신하여 관객에게도 그의 포용을 전달한다.
chan
4.5
스포일러가 있어요!!
재윤
5.0
도망가고 도망가고 도망가는 나를 보는듯한 델핀. 나는 그녀를 보며 슬프고 측은한 마음이 드는데 남들은 재밌어하며 웃는다.
생쥐ST
4.0
근데 마지막남자 좀 연쇄살인범느낌이라 조마조마했음 포스터 저때도 순간 목조르려고 그러는걸 내 두눈으로 똑똑히 봣음
정환
4.5
무수한 고민과 질문을 품었던 인생에서 나는 침묵하지 않았다. 내 마음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게 될 때까지 계속될 여정의 마무리엔 한순간에 사라져버릴 그 빛이, 찬란하게 빛나던 그 빛이 자리하고 있었다. . 인간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동물이었다. 예측하지 못할 내일이 두려운 우리의 마음속에는 궁극적으로 어느 한곳에 정착함을 바라며 안정을 되찾고 싶을지라도, 정착하기 위해서는 움직일 수밖에 없음을 인지해야 했다. 인연을 만들기 위해서, 또는 무언가 분명히 결여된 나의 깊숙한 감정을 되살리기 위해서. 우리가 여행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우리 앞에서는 수많은 모험들이 기다리고 있을 터다. 나는 누구와 만나게 될까. 나도 모르게 내 마음속 비어버린 공간은 어떤 곳이었을까. 지금 나는 무엇을 이토록 간절히 원하고 있을까. 결국 내가 정착할 곳은 어느 곳일까. 지금 우리를 둘러싼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운명이니까. 그녀의 주변 사람들이 빠지지 않고 말하는 남자의 부재가 지금 그녀가 원하는 해답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더욱이 근본적인 문제는 그녀 옆에 누군가가 있는지에 관한 질문이 아니었다. 애당초 그녀 곁에 있던 남자들은 그녀에게 커다란 영향도 주지 않았다. 얼굴과 음성마저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한 남자의 존재는 물론, 마지막까지 함께하던 남자의 곁에서도 그녀는 까닭 모를 눈물을 흘렸다. 그러니 그녀가 흘리는 눈물의 출처는 남자가 아니었다. 왜 우는지, 친구들과 가족의 제안들을 왜 거절을 하는지, 끊임없이 자리에서 도망쳐 나오는 내가 그토록 찾는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조차 깨닫지 못하는 그녀에게, 내 안에 너무 많은 내가 있다던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그저 내가 누구인지를 알고 싶을 뿐일 테다. “전설에 따르면 녹색광선은 그것을 본 사람으로 하여금 사랑의 감정 속에서 더 이상 속지 않게 해주는 효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 광선이 나타나면 헛된 기대와 거짓말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운 좋게도 일단 그것을 발견한 사람은 자신의 마음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게 된다.” 쥘 베른의 소설 녹색 광선에서의 주인공 헬레나가 사랑하는 사람은 내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기 원했듯, 로메르의 녹색 광선에서의 주인공은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를 알기 위해 녹색 광선을 보기 위해 떠났다.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마음엔 도대체 어떤 구멍이 생겼는가에 관한 질문이겠다. 그녀는 언제나 말이 많다. 나를 포함한 이 세상을 향한 고민과 질문은 쉬지 않고 생성되며 해결되지 않기에, 내게는 그런 말 많은 그녀가 안정과 정착이라는 종착지를 향해 부지런히 달려가는 모습처럼 보인다. 나를 찾아 떠나는 이 모험이 피곤하고 고집스러워 보여도, 녹색 광선을 보고야 말겠다는 그녀의 의지는 무엇보다 간절함으로 이어나가 결국 그녀의 낭만을 완성했다. 내 마음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게 되었음을 깨닫게 될 때까지 계속될 여정의 마무리엔 찬란하게 빛나던 그 빛을, 한순간에 사라져버릴 그 빛이 자리하고 있었다. 눈 깜빡할 사이 수평선 아래로 흘러간 태양에 부디 허무함을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 원하는 것을 기어코 보고야 말겠다는 사람이 끝내 얻는 것은 허무한 전설이 아니다. 무수한 고민과 질문을 품은 채 불확실한 인생을 살면서, 적어도 나는 그런 질문에 침묵하지 않았음을, 분명 끊임없이 움직였고 끝내 전설 같은 빛을 보았음을, 무언가를 알고자 했을 때와 보고자 했을 때 나의 고집된 행동의 결과는 이에 부응했음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무엇 하나 아는 게 없는 사람처럼 끊임없이 말을 하고, 한자리에 머무르지 못해 더욱 도망치고, 이유 없는 눈물을 흘리는 순간들을 마주하기를. 좋은 영화는 그저 프레임 안의 비주얼에만 국한될 것이 아니었다. 프레임 밖에서 흐르는 음악은 그저 한낱 우리의 일상적인 풍경과도 같은 순간들을 보고 있는 우리에게, 이것이 영화라는 점을 재차 상기시켜줄 뿐, 그의 “말하는 영화”는 그런 우리의 일상마저도 세련됐으며 아름다웠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었다. 나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질문하는 바보 같은 우리의 모습마저,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의 일원이 된다는걸.
양기연
5.0
델핀이 어떤 징조처럼 카드를 발견할 때마다 영화는 굳이 외화면의 음악을 삽입하여 관객과 영화 사이의 틈을 벌린다. 기적적인 우연이 찾아온 것이 아니라 영화적으로 직조된 숏이 델핀과 관객 앞에 의도적으로 놓여진 것뿐임을 구태여 상기시키는 것이다. . 영화의 마지막 씬은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숏-역숏 관계로 구성되어 있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가는 숏에 대응하여 델핀과 남자가 그 해를 바라보는 역숏이 등장할 때마다 델핀과 남자 뒤의 하늘은 해가 저물어가는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며, 해가 다 저문 즈음에도 역숏의 하늘은 여전히 밝다. 마치 누가 칠해놓 은 듯한 녹색 광선은 이런 억지 숏-역숏의 연쇄 끝의 화룡점정이라 할 것이다. . 스스로 말도 안 된다는 걸 숨길 생각조차 없는, 그래서 사랑스럽기까지 한 이 '가짜 기적'을 영화는 뻔뻔하게 델핀과 관객의 눈앞에 들이댄다. 일상 사이를 파고든 이 거짓 기적을 믿고 이 안에 취할지 아니면 다시 일상을 향해 등돌릴지는 결국 선택의 문제이다. 모든 기적은, 특히 사랑이라 이름한 기적은 결국 다 그렇게 누군가가 모든 추태와 권태 사이에서 '기적이라 믿기로 한' 것들의 집합이 아니겠는가. 나는 또 다시 이 가짜 기적을 믿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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