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돌이

Vortex
2021 · 드라마 · 프랑스, 벨기에, 모나코
2시간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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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파 노에가 의외의 소재를 가지고 돌아왔다. 파리에서 소소하게 살아가는 노부부. 아내에게 치매가 생기자 긴 세월 동안 쌓아온 부부 간의 신뢰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영화감독인 남편은 새 책 준비에 바쁘지만 치매를 겪는 아내에게는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약물 중독을 앓고 있는 아들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쩌면 이 부부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치매 만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소재만 보고 <더 파더>(2020)를 떠올릴 수 있지만 가스파 노에가 독보적인 스타일리스트임을 잊어선 안 된다. 병치된 두 화면은 포개어진 부부의 삶을 기어이 분리해내고, 영화가 부부에게 묻는 질문은 그대로 형식과 조응한다. 거장 다리오 아르젠토와 장 으스타슈의 <엄마와 창녀>(1973)를 비롯한 수많은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에서 열연한 아내 역의 프랑소와즈 르브렁은, 근본적인 육신이 현현해내는 존재감을 통해 연기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노에의 팬이건 안티이건 이번에도 각오는 필요하다. (김경만)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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