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orm2.5유산한 여성의 심리와 주변의 차가운 외면. 감독의 의도가 뭘까?? 공포도 긴장감도 애매하다. ============ Everything Put Together는 Marc Forster가 감독하고 Radha Mitchell, Megan Mullally, Louis Ferreira가 출연한 2000년 드라마 영화입니다. --------------- [Everything Put Together]의 주인공 앤지(라다 미첼)는 막 태어난 아들을 잃습니다. 네, 하늘이 무너질 일이죠. 하지만 더 어처구니 없는 건 앤지에게 책망하거나 화를 내야 할 대상도 없다는 것입니다. 앤지의 아들 게이브리얼은 유아돌연사 증후군 (sudden infant death syndrome)의 희생자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앤지는 전혀 불평없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자신이 속해 있는 그 교외 중산 계층에 꼭 맞아 떨어지는 기대치를 가지고 있고 그 기대치에 한치도 어긋남없는 삶을 사는 사람이었죠. 그런데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이 안전한 세계에 대한 기대를 한순간에 파괴해버린 것입니다. 이 순간부터 앤지의 삶은 악몽이 됩니다. 앤지는 모두에게 예외를 두지 않는 차가운 현실을 직시할 수 있을만큼 야무진 사람이 아닙니다. 앤지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현실이 파괴되자, 더이상 앤지에게 세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관객들은 남은 상영 시간 동안 거의 현실로부터 두절된 앤지가 새로 탄생한 초현실적인 지옥을 헤매는 광경을 보게 됩니다. 더 고약하게도, 앤지의 고통은 그녀의 머리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앤지의 절친한 친구들도 비극 이후 앤지를 슬슬 멀리하기 시작합니다. 마치 앤지가 전염병 환자라도 되어서 자기네들의 세계까지 파괴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영화 막판에서 앤지는 그녀가 뿌리를 심고 있던 사회에서 완벽하게 고립됩니다. 지금까지 그들이 완벽한 성채라고 생각했던 세계가 얼마나 허술한지 관객들에게 보여주면서요. 막 새로 쓰이기 시작했던 디지털 카메라는 이 영화의 스타일에 완벽하게 어울립니다. 임신한 앤지가 기대에 부풀어 있을 때까지 중산 계층 부부의 따분한 홈비디오처럼 보이던 화면은 비극이 시작되면서 거칠거칠한 악몽의 질감을 잡아내기 시작합니다. 스타일면에서 [Everything Put Together]는 공포 영화입니다. 아니, 내용면에서도 공포 영화죠. 죽음과 악몽의 파편들로 구성된 미로 속에서 공포에 질려 떠는 여자에 대한 작품이니까요.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앤지 역의 라다 미첼을 건너 뛸 수는 없습니다. 반은 미첼의 영화나 다름 없으니까요. 미첼은 이 영화의 공동 제작자이기도 한데, 그 정도 직업적 투자는 할만한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의 미첼은 정말 훌륭하거든요. 공포와 분노와 같은 원초적인 감정을 절실하게 토해내면서도, 캐릭터의 얄팍함에 대한 냉정한 접근 또한 완전히 잊지 않고 있어요.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멜로드라마에 빠지지 않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말입니다. 이 영화에서 미첼의 연기는 [Safe](1995)의 줄리언 무어를 연상시키지만 많은 부분에서 무어를 능가하기도 합니다. [Everything Put Together]는 일상의 비극이 불러일으키는 소름끼치는 감정을 담아낸 드라마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바로 그런 비극의 주인공이 되는 미국 중산 계층의 얄팍한 허위를 냉정하게 풍자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절묘한 균형 감각만으로도 이 영화는 다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군요. (02/06/06) DJUNA 기타등등 메간 멀랠리의 원래 목소리를 듣고 싶으신 분들은 이 영화로 확인하셔도 되겠군요. 아주 멀쩡하답니다.가장 먼저 좋아요를 누르세요댓글0
keorm
2.5
유산한 여성의 심리와 주변의 차가운 외면. 감독의 의도가 뭘까?? 공포도 긴장감도 애매하다. ============ Everything Put Together는 Marc Forster가 감독하고 Radha Mitchell, Megan Mullally, Louis Ferreira가 출연한 2000년 드라마 영화입니다. --------------- [Everything Put Together]의 주인공 앤지(라다 미첼)는 막 태어난 아들을 잃습니다. 네, 하늘이 무너질 일이죠. 하지만 더 어처구니 없는 건 앤지에게 책망하거나 화를 내야 할 대상도 없다는 것입니다. 앤지의 아들 게이브리얼은 유아돌연사 증후군 (sudden infant death syndrome)의 희생자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앤지는 전혀 불평없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자신이 속해 있는 그 교외 중산 계층에 꼭 맞아 떨어지는 기대치를 가지고 있고 그 기대치에 한치도 어긋남없는 삶을 사는 사람이었죠. 그런데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이 안전한 세계에 대한 기대를 한순간에 파괴해버린 것입니다. 이 순간부터 앤지의 삶은 악몽이 됩니다. 앤지는 모두에게 예외를 두지 않는 차가운 현실을 직시할 수 있을만큼 야무진 사람이 아닙니다. 앤지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현실이 파괴되자, 더이상 앤지에게 세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관객들은 남은 상영 시간 동안 거의 현실로부터 두절된 앤지가 새로 탄생한 초현실적인 지옥을 헤매는 광경을 보게 됩니다. 더 고약하게도, 앤지의 고통은 그녀의 머리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앤지의 절친한 친구들도 비극 이후 앤지를 슬슬 멀리하기 시작합니다. 마치 앤지가 전염병 환자라도 되어서 자기네들의 세계까지 파괴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영화 막판에서 앤지는 그녀가 뿌리를 심고 있던 사회에서 완벽하게 고립됩니다. 지금까지 그들이 완벽한 성채라고 생각했던 세계가 얼마나 허술한지 관객들에게 보여주면서요. 막 새로 쓰이기 시작했던 디지털 카메라는 이 영화의 스타일에 완벽하게 어울립니다. 임신한 앤지가 기대에 부풀어 있을 때까지 중산 계층 부부의 따분한 홈비디오처럼 보이던 화면은 비극이 시작되면서 거칠거칠한 악몽의 질감을 잡아내기 시작합니다. 스타일면에서 [Everything Put Together]는 공포 영화입니다. 아니, 내용면에서도 공포 영화죠. 죽음과 악몽의 파편들로 구성된 미로 속에서 공포에 질려 떠는 여자에 대한 작품이니까요.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앤지 역의 라다 미첼을 건너 뛸 수는 없습니다. 반은 미첼의 영화나 다름 없으니까요. 미첼은 이 영화의 공동 제작자이기도 한데, 그 정도 직업적 투자는 할만한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의 미첼은 정말 훌륭하거든요. 공포와 분노와 같은 원초적인 감정을 절실하게 토해내면서도, 캐릭터의 얄팍함에 대한 냉정한 접근 또한 완전히 잊지 않고 있어요.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멜로드라마에 빠지지 않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말입니다. 이 영화에서 미첼의 연기는 [Safe](1995)의 줄리언 무어를 연상시키지만 많은 부분에서 무어를 능가하기도 합니다. [Everything Put Together]는 일상의 비극이 불러일으키는 소름끼치는 감정을 담아낸 드라마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바로 그런 비극의 주인공이 되는 미국 중산 계층의 얄팍한 허위를 냉정하게 풍자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절묘한 균형 감각만으로도 이 영화는 다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군요. (02/06/06) DJUNA 기타등등 메간 멀랠리의 원래 목소리를 듣고 싶으신 분들은 이 영화로 확인하셔도 되겠군요. 아주 멀쩡하답니다.
Metacri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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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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