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단결된 한 광산 마을에서 광부로 일하는 형제가 있다. 어느 날 식중독 사건이 발생하자 광부들은 동생 에밀의 밀주를 탓하기 시작하고, 이는 폭력 사태로 치닫는다. 한편 에밀은 형이 자신의 욕망의 대상인 아나와 사귀게 되자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 덴마크에서 온 <겨울형제>는 뛰어난 비주얼의 풍경 속에 원시적 인간들을 담아내는 완성도 높은 데뷔작이다. 하얀 눈이 쌓인 혹한의 덴마크 광산을 배경으로 칠흑 같은 지하에서 목숨을 건 일상을 보내는 남자들이 등장한다. 삭막하고 어두운 그들의 세계는 세상 만물을 덮는 하얀 눈과 대비되면서도 묘한 조화를 이룬다. 어딘가 모자라고 비정상적인 에밀은 주인공이자 영화를 이끄는 힘이다. 길들여지지 않은 그의 야성은 한 여자를 두고 형과 벌이는 몸싸움 장면에서 절정에 달한다. 올해 로카르노영화제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엘리엇 크로셋 호브의 신들린 연기와 영화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탁월한 음악, 그리고 신인의 연출력이라 믿어지지 않는 빼어난 미장센이 돋보인다. (이수원)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