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페 1105번지 4층, H호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한 채 컴퓨터로 모든 생활을 해결하는 웹 디자이너 마틴. 오늘도 그의 곁을 지키는 건 7년 전 헤어진 여자친구의 강아지 수수 뿐이다. 마틴에게 온라인 채팅은 일상처럼 익숙하지만, 낯선 이와의 데이트는 어색하고 불편하기만 하다. 산타 페 1183번지 8층, G호 도시의 쇼윈도를 디자인하는 디스플레이어 마리아나. 힘겨웠던 4년 간의 연애를 끝내고 집에 돌아왔지만 그녀를 반기는 건 묵묵부답의 마네킹 뿐이다. 이별 후의 밤이 유독 힘겨운 마리아나는 오늘도 이 도시 어딘가에 있을 운명의 상대를 상상한다. 갑작스런 정전으로 모든 게 멈춰버린 밤, 집 밖으로 나선 마틴과 마리아나. 가까이 있으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모르던 그들은 과연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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