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레이코는 유명 문학상을 수상한 전도유망한 작가이지만, 지금은 연애 소설 집필 마저 버겁다. 게다가 이유 모를 마른 기침에 시달리고, 급기야 검은 진흙 같은 토사물을 토해낸다. 편집장은 그녀가 요양을 하면서 작업도 할 수 있도록 창고(Loft) 같은 시골집을 소개해준다. 이삿짐을 풀던 레이코는 집 앞 창고에서 이상한 물건을 운반하는 의심스러운 남자를 목격한다. 이후, 그가 고고학자 요시오카이며 늪에서 발견된 천년 전 여인의 미이라를 옮기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이제, 천년 된 여자의 존재와 사연을 알게 된 레이코와 미이라 연구에 집착해오던 요시오카는 끔찍한 악몽과 불길한 기운에 시달린다. 기이하게도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리게 되고, 단숨에 사랑의 감정에 사로잡히고 만다. 하지만, 낯선 여자의 원혼까지 환영으로 나타나고, 편집장과 요시오카를 둘러싼 살인 사건의 비밀까지 서서히 드러나면서…두 사람의 운명은 설명할 수 없는 과거의 힘에 의해 위태롭게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영화제 소개글. <로프트>의 담긴 퍼즐 조각들. 진흙을 토하는 여인, 소설가 하루나 레이코, 시골의 새집, 뒤편의 수상한 대학시설, 타인의 미발표 원고, 가위눌림, 고고학자 요시오카 마코토, 천 년 전의 미이라, 미모를 위해 진흙을 마시는 여인, 영원히 젊은 육체, 자살, 살인, 유령, 작가의 자존심, 표절, 강박적인 편집장, 영혼의 구원, 환생, 망상, 저주. 나카다니 미키와 토요가와 에츠시의 앙상블. <도플 갱어>로 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을 열었던 구로사와 키요시의 새 영화는 창고 같은 시골의 집에 이사한 여류소설가의 신비하고 불안한 경험을 그린다. 설명할 수 없는 신체적 이상과 의심스러운 남자를 목격하면서 그녀의 심리는 점차 헝클어지는데... 구로사와는 절제된 양식미로 그녀에게 다가 오는 공포를 그려나간다. 그것은 피와 비명이 난무하는 과도한 살육의 향연이 아니라 인물의 심리와 공포의 본질을 응시하는 작업이다. 경제적인 카메라의 활용과 효과음이 절제된 조용한 세계. 현실과 상상이 공존하는 그곳에서 인물의 행동은 점차 과격해지고 건물의 낡은 내벽은 사회의 건조함을 대변하며 자연의 풍경이 인간과 유령의 말을 대신한다. 요란하지 않다. 그러나 한번 발을 담그면 너무나 소름끼친다. 구로사와 키요시가 보여주는 공포의 세계가 한층 더 깊어졌다. (부산국제영화제 - 권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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