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나이의 여자 레일라는 부모와 네 명의 형제를 돌보느라 여념이 없다. 집안의 남자들은 각자 먹고 사느라 열심이지만 그 누구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형편이 좋지 못한 데도 아버지는 가문의 수장이 되는 꿈을 버리지 못한다. 일정한 재산을 갖다 바쳐야 수장이 될 수 있기에 아버지는 가족 몰래 감춰둔 금을 팔려고 한다. 레일라는 가족 모두가 먹고 살 수 있는 가게를 운영하는 꿈을 꾸지만 아들들의 생각은 다르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아들들 때문에 레일라의 꿈도, 아버지의 꿈도 산산조각 난다. 영화는 가족 각자의 사연을 객관적 시선으로 다루면서 이란 사회 전체를 조망하는 청사진도 제공한다. 아무 쓸모 없는 가부장제의 권위와 체면, 인간 욕망의 허무한 귀결, 확고한 자본주의 질서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의 양상까지 개인과 사회에 대한 차분하고 따뜻한 비판이 이어진다. (남동철) [2022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