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에 다다른 거장이 누구나 이름을 아는 작가의 전기에 도전했다. 어느 모로 보나 모험적인 작업인데, 제작진은 ‘지금껏 제일 거창한 프로젝트’라고 언급했다. 일찍이 카프카에게 매료된 홀란드는 수십 년의 시간 끝에 영화화에 들어가면서 기존의 해석이나 이미지와 궤를 달리하고 싶었다. 즉, 카프카에 관한 영화이면서 ‘Kafkaesque’의 사전적 의미를 따르기보다, 감독이 오랫동안 탐구한 이미지를 집대성한 게 <프란츠 카프카>라 하겠다. 짧았던 생의 모자이크는 다소 전문적인 영역까지 진입한다. 그에게 큰 영향을 끼친 존재들 – 가족, 연인, 친구와의 관계를 놓치지 않는 한편, 현재의 시간과 카프카가 접목되기를 시도한 점이 눈에 띈다. 우울한 신비의 꺼풀을 떼어 내고 되살아난 카프카는 때때로 웃고 있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이용철)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