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버스가 18~19세이던 당시 촬영한 ‹초기 월간 단편선›은 이후 그의 필름 연작 <날개 달린 거리와 보이지 않는 척도를 향해 뻗은 나의 손>의 시작을 구성한다. 영화는 상당히 양식화된 자화상적 작품으로, 비버스 본인과 그의 연인이었던 그레고리 마르코풀로스의 모습을 그들이 살았던 스위스 아파트에서 담아낸다. 영화는 정밀한 디테일과 함께 가정 속 일상의 모습을 포착하며 하나의 일기로 기능하고, 익숙한 풍경을 깊은 애정으로 기록하며 사물을 비롯한 개인적 요소들을 호모에로티시즘이 짙게 묻어나는 작품으로 전환한다. [제22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