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길들이기
Bringing Up Baby
1938 · 코미디/로맨스/가족 · 미국
1시간 42분 ·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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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혹스의 스크루볼 코미디 대표작으로 경쾌하고 빠른 혹스적 대사의 묘미가 압권이다. 자신이 키우는 표범을 고모댁에 보내려 하는 수잔과 브론토사우루스의 잃어버린 갈비뼈를 되찾으려는 고생물학자 데이빗 간의 기이한 연애담을 담고 있다. 캐서린 헵번의 당당한 매력과 캐리 그랜트의 능글맞은 코미디 연기를 만날 수 있는 있는 작품. [2018년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 하워드 혹스 특별전 - 견고한 세계에서 들려오는 파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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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 Oh
3.5
피로를 남기는 혼돈.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리고 아마 의도된대로) 싫지만은 않아진다. + 큰 고양이 버프. Chaos that somehow wins you over.
Dh
2.5
물새가 표범 소리에 답하는 영화 귀여움 보다는 화병날거 같다 #메아리
김재범
4.5
하워드 혹스, 그 생생한 육체성 - 도입부부터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것은 거대한 공룡 화석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우린 그 옆에 캐리 그랜트의 존재를 뒤늦게 알아차린다. 그의 모습은 어딘가 이상하다. 턱을 괴고 다리를 꼰 채 높은 구조물 위에 앉아, 가만히 화석을 응시하고 있지만, 돌이켜보면 처음의 롱 쇼트에서 그는 거대한 화석과 시각적으로 잘 분간이 되지 않는다. 클로즈업이 들어가고 나서야, 그의 세세한 형태는 인식된다. 그는 마치 거대한 화석의 일부분과 같아 보인다. 높은 구조물 위에 부동의 자세로 몸을 웅크린 채 앉아있는 캐리의 모습은, 분명 박제된 공룡 화석의 그것과 형태적으로 유사하다. 그는 대체 어떤 인물인가. 캐리 그랜트의 직업은 화석을 연구하는 고생물학자이다. 그는 얼핏 보기에 박물관의 기부금에 전전긍긍하는 세속적인 인물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는 현재 사랑받지 못하는 약혼남이라는 사실이다. 그는 내일 결혼식을 앞두고 있음에도 약혼녀는 그와 키스를 하는 것도, 신혼여행을 가는 것도 거부한다. 심지어 캐리 그랜트가 결혼 이후의 아이에 대해 언급하자, 약혼녀는 거대한 공룡 화석을 가리키며 대답을 피할 뿐이다. 달리 말하자면, 현재 캐리 그랜트는 '결혼식'이라는 제도적인 남녀의 결합을 눈앞에 둔 상황임에도 연인 간의 육체적 결합은 불허된, 소위 육체성의 상실에 이른 상태이다. 그런 의미에서 뼈대밖에 없는 거대한 공룡 화석과 캐리 그랜트는, 육체성의 상실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화석은 마치 캐리 그랜트의 분신과도 같아 보인다. 그가 남아있는 화석을 찾아 형태의 완성에 집착하는 이유 또한 그것을 통한 육체성의 회복을 꿈꾸는 것일 테지만, 애초에 화석은 육체가 상실된 뼈대에 불과하기에 사실 그에게 육체성의 회복은 허상과 다름없다. 그런 그의 앞에 캐서린 헵번이 나타난다. 그녀는 캐리 그랜트와 정반대에 있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캐리 그랜트가 마치 공룡의 화석처럼 육체를 상실한 채 박제되어 있는 인물이라면, 그녀는 통통 튀며 이곳저곳 부딪히는 육체적인 인물이다. 예컨대 캐리 그랜트와 캐서린 헵번의 첫 만남에서, 캐서린은 초장부터 시원한 골프 스윙과 함께 유려한 홀인원의 궤적을 선보이지 않는가. 이어서 그녀가 골프장의 캐리의 차를 운전하며, 주위의 차와 부딪히는 장면은 캐서린 헵번의 이런 육체적 활력을 선명하게 표상하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해당 장면에서 그녀는 그 활력의 무대를 본인 차가 아닌 캐리 그랜트의 차로 삼는데, 주목할 점은 정지된 캐리 그랜트의 차를 그녀가 운전하고 캐리 그랜트는 그 운전에 우연히 동석한다는, 불의에 그녀의 활력을 캐리 그랜트의 차와 육체에 전도하는 그 활력의 유동성이 인상 깊은 것이다. 캐서린은 결국 캐리를 움직이는 인물이다. 둘은 첫 만남 이후 계속해서 충돌하는데, 그 충돌이란 캐서린이 떨어트린 올리브에 캐리가 미끄러지는 단순한 충돌 행위에 한정되지 않는, 마치 사랑하는 남녀의 육체적 결합을 연상시키는 다분히 관능적인 충돌이다. 예컨대 레스토랑의 계단에서 캐서린이 실수로 캐리의 옷을 찢고, 뒤이어 캐리가 캐서린의 옷을 찢으며 서로의 육체가 외부로 드러나, 그 여백을 가리기 위해 서로의 육체가 앞과 뒤로 일순간 충돌하는 장면은, 요컨대 캐리가 약혼녀에게 거부당했던 바로 그 육체적 결합 행위와 다름없다. 이에 호응하는 '남녀의 충돌은 사랑의 징후'라는 정신과 의사의 대사는 분명 '결혼'이라는 제도적 결합보다, 차라리 인연 없는 남녀의 육체적 결합을 찬미하는 혹스의 육체성이 범람하는 순간인 것이다. 캐리는 캐서린과 함께 움직이며, 서서히 육체를 회복한다. 이는 단지 은유적인 표현이 아니다. 캐리가 캐서린의 이모 집에 입장하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행위는 샤워이지 않은가. 사실 이야기상으로 타인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옷이 그렇게 더럽지 않은데도 느닷없이 샤워를 하는 행위는 뜬금없는 행위이다. 그럼에도, 이 샤워라는 행위가 중요한 것은, 그 행위로 인해 자기 옷과 자신의 분신과도 다름없는 공룡 뼈가 불의에 사라지고, 대신 육체의 전모를 외부에 드러내는, 달리 말하자면 자신의 세속성(옷)과 정체성(공룡 뼈)을 탈각하고 오직 육체만이 남아있는, 육체성의 선연한 생존이다. 실제로 캐리 그랜트가 캐서린 헵번과 문 하나 사이로 자신의 전라를 드러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캐서린 헵번 또한 문 뒤에서 샤워를 하는 장면은 분명 옷을 찢는 장면의 연장선상이자, 동시기의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지 못한 야생성과 관능성을 지닌다. 주목할 점은 캐리가 샤워를 행하는 이모 집의 공간성이다.사실 캐리와 캐서린이 불의에 침입한 이모 집은, 육체를 상실한 박물관과는 달리 확실히 육체성의 총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야생적인 공간이다. 그곳은 낮에는 드넓은 정원이 펼쳐진 선선한 공간이지만, 밤에는 돌연 그 아름다운 평지가 소멸하고, 어둠과 덩굴 그리고 장엄한 숲이 우글거리는 양면적인 공간이다. 그곳은 이를테면 인간, 개, 표범이라는 도저히 한 공간에 같이 있는 것이 상상되지 않는 존재들이 동시에 출현해도 이상하지 않은, 세속과 야생의 긴장이 도사려 있는 다중의 공간인 것이다. 그리고 그 속의 인물들은 술에 취해있거나(하인), 괴상한 울음소리를 내거나(소령), 짝을 찾는(캐서린) 등, 동물과 구분되지 않는 사실상 야생의 인물들과 다름없다. 그 야생의 공간에 범해진 캐리는 확실히 그전까지의 캐리와는 확연히 다르다. 그전까지 분신과 다름없었던 공룡 화석이 사라지자, 그것을 하루 종일 찾아다니던 캐리는, 어느샌가 화석의 존재 자체를 잊어버린다. 대신 그는 사라진 표범을 찾기 위해 덩굴 사이를 뛰어다니고 강물을 건너고 노래를 통해 표범과 소통하기까지 하는, 박제의 기억을 망각한 육체적인 인물로 변모한다. 그리고 그 야생의 모험 속에서 무엇보다 인상 깊은 것은 함께 강물을 건너고, 한 명이 언덕에서 추락해도 남은 한 명마저 같이 추락하는, 떨어질 듯 말 듯 결국 붙어있는 캐리와 캐서린의, 야생을 무대로 한 육체의 활극이다. 이처럼 하워드 혹스에게는 육체가 제도를 압도한다. 캐리가 약혼녀와 맺은 제도적 결합은 금방이라도 단절될 것만 같이 불안하고, 영화 후반부에는 언급조차 안 되는 데 반해, 캐리와 캐서린이 맺은 육체의 결합은 계속해서 서로를 구심점으로 맴돌며 어떤 변수에도 쉽게 단절되지 않는다. 예컨대 후반부 캐서린이 노래를 부르다 정신병자로 오인받아 집 안으로 끌려가 둘의 거리가 잠시 멀어지자, 마치 어떤 부조리극을 보는 것 같이, 캐리 또한 어이없게 관음증 환자라는 누명을 쓰고 캐서린이 있는 곳으로 끌려가는 이 코믹한 소동은, 본인들의 의지가 작용하지 않음에도 오히려 세계가 그들의 육체적 결합을 추동하는, 혹스의 세계관에서 육체가 제도에 갖는 우위이다. 그러고 보면 혹스의 영화에서는 제도가 무화하고 육체가 잔존하는 테마가 반복된다. 예컨대 <그의 연인 프라이데이>에서는 이혼한 부부가 주인공으로 나오며, 캐리 그랜트는 옛 아내의 새로운 결혼을 막기 위해 부단히 육체의 노력을 행하지 않는가. 심지어 <소유와 무소유>나 <천사만이 날개를 가졌다>와 같은 작품에서는 아예 인물들의 국적과 어긋난, 전쟁 중인 프랑스나 남미의 항구를 배경으로 삼아 아나키스트한 분위기를 택한다. 대신 그곳에는 육체가 존재한다. 제도, 결혼, 국적성이 부재한 혹스의 시공간에서는 육체와 육체가 충돌하여, 우정과 사랑이 남아 있다. 이것이 바로 하워드 혹스 영화의 주제와 다름없다. <베이비 길들이기> 또한 육체가 주체인 영화다. 대사들은 쏟아지고, 스크린 곳곳에 동물들이 질주하고, 사람들은 반쯤 뒤틀려 있고, 한 사건이 해결되기도 전에 다른 사건이 출몰하는 이 난장 속에서, 유일하게 고정된 것은 다름 아닌 두 남녀의 육체이다. 서로 장난을 치고, 증오하고 어쩌면 눈살이 찌푸려지는 행동을 반복함에도, 육체의 거리는 멀어지기는커녕 가까워지며 오히려 이상한 감동을 준다. 그 감동의 근원은, 짐작해보자면 그 육체의 거리를 현대 영화는 물론이고 이제는 현 사회에서도 더 이상 쉽게 재현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하워드 혹스는 확실한 유물론자가 틀림없다. 그는 무엇보다도 육체의 가능성을 믿는 감독이다. 영화의 엔딩에서도 육체는 기능한다. 약혼녀는 캐리를 이중인격자라 욕하며 그를 떠나지만, 어느새 그 빈자리에 캐서린이 찾아온다. 그녀는 그와 얘기하기 위해 그를 향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지만 이내 공룡 화석이 무너지고 그녀는 추락할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캐리는 아슬아슬하게 캐서린의 손을 잡아 그녀를 추락에서 구해주고, 멀어지려 했던 그들의 육체는 다시 가까워지며 이내 포옹까지 이른다. 붕괴를 밟고 피어난 기적같은 사랑. 이것은 다름 아닌 제도에 대한 육체의 생생한 승리이기도 하다.
ㅠㄹ
4.5
성별, 결혼, 관계에 대한 최고의 30년대 코미디.
페이드아웃
4.0
흥미진진하게 엮이는 일련의 사건들과 쏟아지는 대사들이 정신없는 분위기를 만든다. 사랑의 충동은 충돌을 통해 드러나기도 한다는 생각을 과하게 해석한 듯, 마찰이 일어나는 지점들을 과한 코미디로 펼친다. 당혹스러울 정도로 민폐를 끼치는 여주인공이 짜증 나기도 하지만, 이 역시 어처구니없게 얽히는 이야기의 재미에 충실하다.
245
1.5
30년대에도 금쪽이가 있었구나
떼오
3.5
남자의 공든 탑을 그렇게 쉽게 무너뜨려도 100만 달러가 있으니까.
모르그
4.0
도가 지나쳐 넌더리 날 정도의 충돌을 추동하는, 애초에 차분히 이해될 만한 것이 아닌 사랑의 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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